OPINION

잠못드는 행성 지구, 재앙과 축복의 화산활동

Illustration by Sihyun Lee

by Seojun Yoon (2007)

지각과 상부맨틀을 포함한 암석권을 판이라 한다. 현재 지구에는 큰 판이 대략 10개 정도가 있지만 육지는 태초에 ‘판게아’라는 하나의 판으로 구성되어있었다. 오래전에 분리되기 시작한 판게아는 약 2억 년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고, 아직도 움직이고 있다. 판과 판 사이에 존재하는 판의 경계에서는 갈라진 지각 틈새로 맨틀에서 마그마가 분출해 지진이나 활발한 화산활동이 이루어진다. 물론 예외도 있다. 하와이는 판의 경계나 불의 고리에도 있지 않지만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은 아직 활동 중인 활화산이다. 외핵에서 암석이 녹아 가벼워진 뒤, 맨틀을 타고 지각까지 올라가 분출해 화산을 생성한다. 이후, 지각이 움직일 때마다 옛 화산들은 밀려나 그 자리 새로운 화산이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킬라우에아 화산도 이렇게 형성됐다고 주장한다. 화산 화산활동은 드물지만 파괴력이 엄청난 자연재해이다. 서기 79년,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이 분출해 근처 도시인 폼페이에 있는 33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사망했다. 지난 20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북아프리카 서쪽에 위치한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 섬에서 50년 만에 화산이 폭발해서 주민 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우리나라 백두산도 여전히 폭발 가능성이 있는 활화산이며 화산 활동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구는 3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각, 맨틀, 그리고 핵. 이해하기 쉽게 사과에 비유한다면, 사과의 얇은 껍질은 지각이고, 과육은 맨틀이며, 씨앗의 한가운데는 핵이다. 여기서 핵은 내핵과 외핵으로 나뉘는데, 내핵은 고체 상태의 핵이고 외핵은 액체상태로 내핵은 감싸고 있다. 지각과 맨틀의 경계를 모호로비치 불연속면, 줄여서 모호면이라 한다. 모호면의 두께는 해양지각일수록 두껍고 산악 지각일수록 더 얇다. 산악 지각은 땅의 무게에 의해 지각이 내려앉기 때문이다.

깊은 바다에서 갈라진 판의 틈새로 맨틀에서 마그마가 새어 나와 화산활동을 유발한다. 

화산활동은 폭발 시, 1300도가 넘는 마그마는 분출해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힐 수 있기에 매우 위험한 자연재해로 분류된다. 화산활동과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각 틈들을 ‘불의 고리’라고 한다. 불의 고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위치해있으며, 불의 고리 위에 있는 나라는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이 있다. 100년을 주기로 대지진을 일으키는 일본의 난카이 해구는 해양판이 대륙판 아래로 밀려들어가면서 지각이 팽팽해지다 결국 튕겨나가며 엄청난 힘을 방출해 지진을 초래한다. 2013년 일본 해구에서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원자력 발전소를 폭발시켜 지금까지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 지진의 향후 여파를 파악하기 위해 해당 지역을 국제합동 연구팀이 ‘치큐’ 호로 시추작업을 진행했다. 치큐 호는 시추작업을 위해 바다 한가운데에 배치했다.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6개의 프로펠러들이 치큐 호의 이동을 막아주어 보다 안정적이게 시추를 진행할 수 있었다. 시추 작업은 파이프를 땅속에 집어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파이프에 맞는 드릴비트를 넣어 땅을 파고, 그 후에 더 작은 파이프와 드릴비트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목표지점까지 파내려 간다. 시추 과정에서 샘플은 파이프 안으로 채취되는데 이를 코어라고 한다. 이렇게 채취된 샘플은 당시 지층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여 지구 내부의 비밀과 원인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이다. 절반은 연구와 미래 세대를 위해 보존된다.

화산활동은 인류의 힘으로 막기 어려운 재앙이지만 이로운 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아이슬란드는 화산활동으로 인해 많은 이득을 취하고 있는 나라 중에 하나이다. 아이슬란드는 대서양 중앙해령이 지나는 유럽과 아메리카 판의 경계에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겨난 섬이자 지구에서 늦게 만들어진 땅이다. 아이슬란드는 이름 자체가 얼음 땅이지만 사실은 여기저기서 부글부글 끓고 있다. 워낙 기온이 낮아 세계에서 전력소비량 1위지만 지열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그리고 남은 물은 온천과 가정집으로 흘려보낸다. 이로써 아이슬란드는 세계 전기 소비량의 1위지만, 각 가정의 한 달 난방비가 한화 5만 원을 넘지 않는다. 지열발전을 이용해 비닐하우스에서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들도 재배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화산은 아이슬란드의 관광 사업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황금 폭포 귀틀 포스, 지하수가 육지 위로 솟구치는 간헐천, 그리고 온천  등 화산활동이 있기에 만들어진 것들이다. 

화산활동과 지진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이자 축복이지만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기 위해 미리 알고 준비해야 한다. 화산활동을 감지하기 위해 굉장히 미세한 센서를 이용해 움직임을 관찰하거나, 각 지역의 지진파를 음악으로 바꾸어 변화를 소리로 알리는 등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민국도 화산활동으로부터 절대 안전하지는 않다. 한반도 북쪽에 위치한 백두산은 일반 화산보다 수천 배에 달하는 분출물을 분화시킬 수 있는 슈퍼 화산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백두산은 과학자들에 의하면 지하에 4개의 용암 방이 있어 언제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한다. 만일에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달리 내진설계가 잘 되어있지 않아 오래된 건물들이 무너지고 많은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 더군다나 해안가에는 원자력 발전소가 위치해 있어 화산과 지진활동에 의한 연쇄반응은 상상 이상의 피해를 줄 것이다. 그러므로 오래된 건물들의 점검을 강화하고, 신축 건축물에는 강도 높은 내진설계를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화산과 지진이 발생할 때를 대비하여 국민들의 안전 교육도 강화하여 화산 분출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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