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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앙겔라 메르켈


16년 집권을 끝으로 자발적 퇴임

임기말 지지율 75%

최장기 집권한 독일의 최초 여성 총리

집권 기간 크고 작은 난제들이 많았던 ‘위기 총리’

Illustration by Taeho Yu

[객원에디터 2기 / 하민솔 기자] 16년간 독일 총리로써 집권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9월 26일 총선에서 승리하는 정당 대표에게 자리를 물려준다. 자발적 퇴임을 하는 최초의 독일 총리이기에 많은 국민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임기 말인데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75%이다. 메르켈은 처음 집권한 2005년부터 ‘최연소 총리’, ‘최초의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위기 총리’ 그리고 이번에는 ‘독일 역사상 자발적으로 퇴장한 첫 총리’라는 수식어들이 따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선에서 자신이 속해 있는 기독교 민주연합(CDU)·기독교 사회연합(CSU)이 35.2%를 얻으며 선거에 승리했다. 집권할 당시만 해도 정치적 기반이 불안했지만 그녀는 비교적 높았던 독일 실업률을 한 자릿수로 끌어내렸고 유럽연합(EU) 및 미국과의 동맹관계 발전을 이뤄냈으며, 그로 인해, <타임>과 <포브스>지의 2006년의 인물로 선정됐다. 2006년 유럽연합 예산 분담금 협상, 2010년 유럽 금융위기 때 유로존 붕괴 저지, 2015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동부 공격 중단 등 국제적 위기 때마다, 침착하게 협상을 주도하며 위기를 극복해나갔다. 메르켈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독일의 국제적 영향력이 세계 곳곳에 확대되었다.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자,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위협 시위에도 불구하고 난민 수용 필요성을 주장하면서 난민 90만 명을 수용했다. 이러한 결정으로 메르켈의 지지율은 집권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메르켈의 결정에 대해 사람들은 “메르켈은 어린 시절 교육과 기독교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면서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메르켈은 7월 22일 마지막 정기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집권 중에 겪었던 큰 위기들을 2007~2008년 유로존 경제위기, 2015년 난민 문제 그리고 현재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꼽았다. 이어서 자신의 여성과 기후 문제 대처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다음 총리에게 기후위기로 인한 독일의 대규모 수해, 코로나19 팬데믹 그리고 최근의 아프가니스탄 사태 등을 부탁했다. 메르켈은 이날 마지막으로 “임기 내에 우리가 겪는 문제들이 결코 한 나라의 정치로는 해결될 수 없으며 우리가 세계의 일부분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사실이었다.”라고 전했다. 

독일은 9월 26일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 더 중요한데, 이유는 바로 ‘포스트 메르켈’ 들어서면서 정치 지형이 급변하는 시기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를 앞두고, 사회민주당(SPD·사민당)이 선거 판도를 흔들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에게 밀려난 지 16년 만에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 연합의 지지율을 제친 것이다.

독일의 선거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유권자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와 정당에 각각 투표하고 지역구에서 최다 득표자 1인을 선출한 뒤, 16개 주 별 정당 득표율로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한다. 하지만 지역구에서 낙선해도, 주별 정당명부에 따라 의석을 배분받는 경우도 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30% 후반 지지율을 유지하며 부동의 1위를 지켜온 아르민 라셰트 기민련 대표는 정치 경험이 많으며 타협의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지난 7월 대홍수 피해 지역을 방문해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찍히면서 많은 비판을 받았으며 정부의 백신 접종 지연으로 이미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반면, 지난달 말부터 기민련 지지율을 넘어선 현직 재무장관이자 메르켈 내각의 부총리인 사민당 올라프 숄츠 후보는 최근 INSA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31%의 지지를 받았다. 그는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의 소유자이며 추진력이 강하고 타협에 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선출 당시 독일 언론에게 혹평을 들었던 그는 베어복 후보의 표절 사태와 라셰트 후보의 행동이 비판을 받으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녹색당의 안나레나 베어복은 ‘무티 리더십’의 차세대 주자로 꼽혔으며, 지지층을 확대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출간 저서에서 과거 출판된 책이나 유명 인사의 발언과 유사한 부분이 발견되면서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또한 정치적 리더로서 집권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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