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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사퇴 그리고 그의 후계자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신임대표

[객원에디터 1기/박서진 기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2005년에 취임 후 4 연임을 한 존경받는 인물 중에 한 명이다. 장기 집권에도 메르켈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11월 초 공영 방송 ARD 여론조사에서 메르켈의 지지율은 74%에 달했다. 하지만, 독일인들의 무한 호평과는 달리, 지난 2018년부터 메르켈 총리는 “3년 뒤에 대표직을 사임하겠다”라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왔고, 집권당인 기민당은 2021년 1월 16일 날 전당대회를 열고 대표를 선출했다. 선거는 우한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으로 치렀다. 1차 선거에서는 한때 메르켈 총리의 라이벌이었던 메르츠 후보(385표)가 라셰트 후보(380표) 및 노르베르트 뢰트겐 연방하원 외교위원장(224표)을 앞섰다. 하지만 득표가 과반에 미달해 1,2위 후보 간 재선거가 열렸고, 결국 라셰트 후보가 당 대표에 등극했다. 라셰트 신임 대표는 메르켈 총리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에그가 총리가 되면 메르켈이 집권이 16년간 펼쳐온 중도좌파적 정책기조를 그대로 이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독일 기민당(CDU) 대표 아르민 랴셰트를 반대하는 이유.


라셰트 신임 대표에 대한 반대가 없는 게 아니다. 라셰트 신임 대표 선출은 좌우를 넘나들었던 메르켈식 실용주의 국정운영의 연장을 의미한다. 메르켈 총리가 수십만 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들을 받아들이기로 해 당내에서 강한 반발에 부딪혔던 2015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에도 라셰트는 메르켈 편에 섰던 인물이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은 “라셰트 신임 대표는 메르켈의 중도좌파적 정책을 불편하게 여겼던 우파진영까지 통합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라셰트 대표는 당선 연설에서 우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서방국가를 휩쓴 극단주의 물결에 맞서 통일, 정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민주주의 세력이 뭉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라셰트가 당 대표가 됐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차기 총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는 9월에 열리는 총선에서 기만당이 승리한다고 해도, 다수 의석을 차지하려면 연정을 구성해야 한다. 기민당은 지금까지 중도좌파 성향인 기독사회당 (CSU)과 연정을 구성했다. 연정이 성사되면 라셰트 대표는 메르켈의 뒤를 잊는 총리가 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35∼37%로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색당, 좌파당 등 야권보다 훨씬 높다.

무려 16년을 넘게 정치를 해왔던 메르켈의 뒤를 잇는 사람이다 보니 분명 부담감도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적어도 4년간 독일을 책임질 사람으로서 많은 응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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