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란 무엇이며 사람들은 왜 사투리를 쓰는 것일까?
[객원 에디터 11기 / 노은진 에디터] 우리는 지역마다 말투가 다른 걸 너무나 당연하게 알고 있지만, 사실 이런 ‘말씨의 차이’는 언제부터 생겼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표준국어 대사전에 있는 사투리의 정의는 어느 한 지방에서만 쓰는, 표준어가 아닌 말이다.
그렇다면 사투리는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사투리 탄생의 가장 기본적 원인은 지리적인 요인이 작용 했기 때문이다. 예전 한국은 좁은 땅이지만 거대한 산맥이 여러 지역을 갈라 놓았기 때문에 교류가 이루어지지 못했고 이러한 현상 때문에 각 지역의 독자적인 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마다 다른 사투리, 다른 음식, 다른 전통 등이 발달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도로, 해로의 연결이나 행정구역의 구분 역시 언어 교류에 영향을 주어 일상에서 사용되는 언어에서도 차이를 보이게 되었다. 따라서 사투리를 살펴보면 그 지역의 문화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의 경우, 예로부터 주변 소음이 많은 곳에서 뱃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드센 억양의 말투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지형적인 특성으로 인해 우리나라는 작은 국토임에도 불구하고 사투리 차이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사투리는 과연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이 문제를 답하려면 우리 한민족의 뿌리는 어디일까를 생각해봐야한다. 우리의 뿌리에 대한 것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는 재료는 우리와 조상들이 사용했던 언어들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들은 시조로부터 시작됐으며 후손의 후손들의 입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져 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조상들의 흔적이 묻어있는 이 언어들을 통하여 잊어버린 우리 옛 조상의 역사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삼국시대 이전부터 지역에 따라 말의 차이가 존재했을 것이라 한다. 고조선이나 부여, 옥저, 마한 등 초기 부족국가 시대부터 사람들은 지리적 고립과 사회 구조에 따라 서로 다른 표현과 억양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따라서 사투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분화된 언어적 흔적이라는 것이다. 삼국시대는 서로 다른 정치 체계와 문화를 가진 국가였기 때문에, 사용하는 말도 조금씩 달랐다.
특히 삼국은 각각 다른 언어 계통에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고, 중국과 일본에 전해진 기록을 보면 당시에도 말의 차이가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라에서는 중국어를 통역할 관리를 따로 두었고, 백제 사람들은 일본에 가서도 자기들만의 말씨를 유지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전해졌다. 고려시대에 들어오면서 한반도가 하나의 나라로 통합되었지만, 각 지역의 말투는 여전히 유지되었고, 지방관이 파견되어도 지역 백성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고 전해졌다. 이는 곧 사투리가 단순한 억양이 아닌 지역 정체성과 언어 습관이라는 걸 보여주는 예이다.
조선시대에 들어오면서 한글이 창제되었고, 문자 기록이 활발해지면서 말의 차이도 점점 더 구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조선 초기 문헌을 보면, 특정 지역에서 사용하는 단어, 억양, 발음 차이를 의식한 기록들이 등장한다. 예를 들어《훈민정음 해례본》에서는 “사람마다 말이 다르다”는 표현이 있고, 지방의 방언을 반영한 문장 예시들도 등장한다. 또한 서울(한양)을 중심으로 한 ‘표준 언어’가 점차 자리잡기 시작하면서, 지방 방언과 구분되는 말씨가 생기게 되었다. 이 시기부터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함경도, 황해도 등 지역별 고유 말씨가 조금씩 독립된 특징을 갖게 되었고, 이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6대 방언 구역으로 이어지게 된 기반이 된 것이다.
지역별로 사투리의 특징을 살펴본다면 어떨까? 먼저 ’강원도‘ 사투리의 경우 지역에 따라 사투리의 특징이 달라진다. 같은 강원도임에도 말이 다른 이유는 강원도가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로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영동방언은 지리적으로 동북방언과 북부 동남방언의 사이에 있어서 경북, 함경과 유사한 특징 및 독자적인 특징을 함께 보인다. 반면, 영서방언은 음운·문법의 특징이 경기도방언과 비슷하여 표준어의 양상을 보인다.
두 번째 ’충청도‘ 사투리는 우리가 많이 떠올리는 ’아부지 돌 굴러가유~‘와 같이 느릿느릿한 매력을 가진 말투다. 실제로는 말하는 속도가 느리다기보다는 말끝이 늘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말을 우회적으로 하는 습관이 있어 느리다는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한참 인사말이나 안부 묻기 등을 하는 것이다. 문장 끝에 ’-구먼‘, ’-슈/유‘ 등을 자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세 번째 ‘전라도’ 사투리는 말끝에 ‘-야’, ‘-당께’, ‘-제’ 등을 넣어 구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표준어와 형태가 유사하면서도 뜻이 다른 단어가 매우 흔하다. 예를 들어, 부사 ‘겁나게’는 ‘무섭게’보다 ‘굉장히’의 뜻으로 쓰인다. 네 번째 ‘경상도’ 사투리는 ‘2의 2승’, ’2의 e승‘, ’e의 2승‘, ’e의 e승‘을 정확히 발음할 수 있는 사람은 경상도 사람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말의 성조, 즉 높낮이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진다는 특징을 지닌다.
이렇듯 사투리는 그 지역의 고유성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또한 각 지역 문화의 특색을 담은 어휘와 억양으로 분화되면서 우리의 언어를 더욱 다양하고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간 사투리에 대해 무심코 지나쳤다면 이번 기회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