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이소윤 기자] 현대인의 생활습관 변화와 고령화 등으로 장기 기능이 손상되는 질환의 위험이 증가하면서 장기 이식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장기 이식은 기증자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근본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많은 장기는 뇌사자나 생체 기증자로부터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장기를 충분히 공급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근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하이드로겔 같은 생체 재료만을 쓰는 것을 넘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환자 자신의 세포로 조직을 만드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3D 바이오프린팅은 일반 3D 프린팅과 달리 플라스틱이나 금속과 같은 재료 대신 바이오잉크(bioink)를 쓴다. 이는 세포, 하이드로겔, 성장인자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원리는 같게 층층이 쌓아 원하는 조직 구조를 만든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프린팅 기술이 특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이는 환자에게 더 적절한 조직, 장기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유도만능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를 쓸 수 있는데 이는 환자의 체세포를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면역체계 혹은 적합성에서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용된다. 다만 이 줄기세포 기반 조직이 면역적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은 아니기에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사용하여 조직을 프린팅했을 때 직후에 조직이 바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배양을 통해 세포가 성숙하고 기능을 갖추는 과정이 필요하다. iPSC로 원하는 세포로 분화시켰다고 해도 그 세포가 성체의 실제 세포와 완전히 같은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다. 심장세포로 예를 들면, 초기 세포는 실제 성인 세포에 비해 수축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고, 세포 구조가 덜 정교하고, 전기적 신호 전달이 미숙할 수 있다. 그러므로 프린팅 후에 배양 과정에서 세포가 기능적으로 성숙하게 될 수 있도록 유도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는 단순히 영양분을 주는 것뿐 아니라 세포가 실제 조직에서 경험하는 환경을 어느 정도 재현해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는 피부 조직이 제일 앞서 있다. 피부는 다른 조직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다. 미세혈관망과 고도로 조직화된 신장이나 심장과 달리 피부 조직은 표피와 진피만 구현하면 되어서 제작하는 데 부담이 적다. 연골 같은 조직은 모양은 잘 만들어져 있지만 장기 내구성이 문제가 된다. 귀, 코 형태의 맞춤형 연골 구조를 출력하는 것은 가능하나 실제 관절에서 반복적인 압박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주변의 기존 연골과 완전히 결합할 수 있는 특성도 지녀야 하기에 장기간 이식용으로는 아직 부족하다고 알려진다. 간, 심장, 신장같이 복잡한 구조적 설계를 가지고 있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이며, 혈관화도 잘 되는 조직을 구현하기 힘들다.
현재 연구가 집중하는 방향은 혈관화와 성숙화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장기 복제가 아직 그렇게 신뢰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은 단순한 장기 복제보다 손상된 조직을 보수하는 조직공학이 더 현실성이 있다고 알려진다. 그러므로 구조적으로 만드는 것은 점점 가능해지고 있지만, 실제 장기처럼 완전히 기능하는 수준까지는 아직 큰 장벽이 남아 있기에 연구가 더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