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민 교육의 의미:교육의 선진국 북유럽이 교육하고자 하는 목표는?

평등, 지속 가능성, 민주주의 가치 중심의 교육 철학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 북유럽식 교육 방식

<일러스트 OpenAI의 DALL E제공>

[위즈덤 아고라 / 장수빈 기자] 국제학업성취도 평가(PISA)에서 한국, 상하이, 홍콩 등 아시아권 국가가 상위권을 많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우리는 교육의 선진국 하면 아시아가 아닌 북유럽을 떠올린다. 아시아권 국가의 경우 학업성취도가 높은 반면 주입식 교육과 과열된 경쟁으로 학생들의 지나친 스트레스가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할 만큼 교육으로 수준이 높은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이 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상대적으로 매우 드물다. 경쟁은 학습능률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 경쟁을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핀란드의 경우 학생 스스로 각자 자신이 세운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가에 중점을 두고 평가를 하기 때문에 성적으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핀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은 단순히 높은 학업 성취도를 목표로 삼지 않는다. 이들 국가의 교육 철학은 평등, 지속 가능성,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으며, 이는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사회적 책임감을 동시에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먼저, 교육의 평등성이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고 있다. 핀란드뿐만 아니라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들은 교육을 공공의 자산으로 여기며, 경제적 배경과 관계없이 모든 학생이 동등한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사립학교가 거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육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기보다는 공공재로서 접근성을 보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 덕분에 부모의 경제적 수준에 따라 학생의 학업 성취도가 결정되는 현상이 상대적으로 적고, 학생 간 학업 성취도의 격차도 줄어든다.

또한, 지속 가능성 교육이 필수적으로 이루어진다. 노르웨이와 스웨덴은 환경 교육을 중요한 교과 과정으로 포함하며, 학생들에게 기후 변화, 자원 절약, 에너지 효율과 같은 개념을 실생활에서 접하게 한다. 이는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사회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시민 의식을 기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에서는 학생들이 지역 사회와 연계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환경 보호 활동에 참여하도록 장려한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교육도 핵심 요소이다. 북유럽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의사 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독려한다. 교사와 학생 간의 관계가 수직적이기보다는 수평적이며, 학생들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길러 나간다. 예를 들어, 핀란드에서는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교육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학생들의 의견이 실제 교육 정책에 반영되기도 한다.

북유럽 교육의 또 다른 특징은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암기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는 학생들에게 정답이 하나인 문제를 푸는 것보다, 여러 가지 해결책을 고민하고 토론하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시험에서도 단순한 객관식 문제보다 에세이나 프로젝트 기반 평가가 더 많이 사용되며, 학생들은 스스로 연구하고 결론을 도출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북유럽의 교육은 학생들이 배우는 과정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유도한다. 즉, 평가가 학습을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과정에서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탐구하도록 한다. 또한, 협력과 토론 중심의 수업 방식도 북유럽 교육의 핵심 요소 중 하나다. 핀란드에서는 학생들이 교실에서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교사는 학생들의 사고를 확장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역사 수업에서는 단순히 과거의 사건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건이 현재 사회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교육 방식은 결국 학생들이 단순한 지식 습득을 넘어, 사회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미래 사회에서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능력으로, 전 세계적으로 북유럽의 교육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북유럽의 교육 방식은 한국 교육에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은 PISA 평가에서 높은 성취도를 기록하지만, 학생들의 학업 스트레스와 경쟁 압박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교육도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 협력과 토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고교학점제’와 같은 새로운 교육 정책이 논의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에게 보다 주체적인 학습 기회를 제공하려는 시도 중 하나다. ‘고교 자기설계 학기’와 같은 정책 실험을 통해 학생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높이는 방안 역시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교사들에게 높은 수준의 자율권을 부여하고, 교사의 전문성을 신뢰하는 문화가 형성된다면, 한국에서도 보다 효과적인 교육 혁신이 가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평등을 고려한 교육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교육이 부모의 경제적 배경이나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 없이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북유럽의 교육 모델은 단순히 학업 성취도가 높은 것을 넘어, 학생들이 미래 사회에서 능동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도 이러한 교육 철학을 참고하여, 보다 지속 가능하고 균형 잡힌 교육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한국 교육은 학생들이 글로벌 사회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며,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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