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계정 도입하는 메타, 사생활 보호인가 침해인가?
메타, 2025년 1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계정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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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에디터 8기 / 김나현 기자] 글로벌 소셜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의 운영사 메타는 2025년 1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계정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지난해 해당 정책을 시행한 바 있으며, 한국에서도 1월 중순부터 만 14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 계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메타는 이 정책이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고 관리 감독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청소년들과 학부모들 간의 의견이 극명히 엇갈리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 상태로 설정되며, 새로운 팔로워 요청은 사용자가 수락해야만 관계가 형성된다. 또한 청소년 사용자는 팔로우 관계에 있는 사용자에게만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보낼 수 있다. 민감한 콘텐츠나 폭력적·성적 게시물은 청소년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제한하며, 하루 이용 시간이 60분을 초과할 경우 알림이 뜨고,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까지는 수면 모드가 작동해 알림을 차단한다. 부모는 이러한 설정 변경 요청을 승인하거나 거부할 수 있으며, 7일간의 메시지 교환 기록 확인이 가능해지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해당 정책이 사생활 침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DM 기능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되는 소통 수단인 만큼, 부모가 이를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학부모들은 SNS를 통한 범죄와 위험으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라며 정책 도입을 환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보호와 자유로운 소통이라는 SNS의 본질이 충돌하고 있다”며 “사용 편의성과 보호 규제 간의 균형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라고 지적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Z세대의 66.9%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소셜미디어로 인스타그램을 꼽은 만큼, 이번 정책이 청소년 사용자와 플랫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과도한 규제로 인해 청소년들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과 이로 인한 새로운 문제 발생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메타의 청소년 계정 정책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행보와 사용자 반응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