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AI vs 인간’, 직관과 논리력의 차이

AI, 수수께끼 풀이와 번역의 한계 가져
협력적 관계로 발전해야 할 ‘AI’와 ‘인간’

< Illustration by Grace Ku 2008(구예은) >

[객원 에디터 8기 / 김채희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인간과 AI의 능력을 비교하는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을 가졌지만, 여전히 인간의 직관과 창의성을 완전히 대체하진 못한다. 

AI 풀이의 한계를 알아보는 연구가 최근에 진행됐다. 암스테르담 자유대의 필립 일리에브스키 교수는 AI를 활용해 수수께끼를 풀게 하는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연구는 AI가 퍼즐과 논리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로, AI의 발전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 AI는 간단한 추론 문제조차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확인한 사람의 심박수는 75 bpm이었고, 오후 7시에 확인한 그의 혈압은 120/80이었다. 그런데 그는 오후 11시에 사망했다. 그렇다면 정오에는 그가 살아 있었을까?”라는 문제에서 AI는 정답을 도출하지 못했다. AI는 연구팀에게 “제공된 정보만으로는 정오에 살아있는지 여부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라고 답했다. 

이는 AI가 시간의 흐름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는 데 부족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크 피트코우 카네기멜론대 교수는 “AI는 패턴 인식에는 뛰어나지만, 추상적 사고가 필요한 문제에서는 인간에 뒤쳐진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한계는 AI가 상식을 활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AI는 세상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셈이다. 직관적 접근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인간이 우위를 점한다.

번역 분야에서의 AI와 인간의 차이가 존재했다.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통해 AI와 인간 번역가의 차이를 살폈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전문 번역가의 번역본은 자연스럽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AI 번역 도구인 ‘딥엘’과 ‘챗GPT’의 번역은 직역의 흔적이 남아 어색하다는 평을 받았다. 특히 딥엘의 번역은 “영어를 갓 배운 사람의 작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는 AI가 단순히 문장을 기계적으로 변환하는 데 그치고, 문맥이나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AI 번역이 문법적으로 정확하더라도, 원문의 리듬감이나 화자의 감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반면 인간 번역가는 의도를 갖고, 문장을 재구성하여 표현을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는 문학 번역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로, 문학 작품의 매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인간의 감성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번역 과정에서 인간 번역가는 단순히 원문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문화적 맥락과 독자의 기대를 고려하여 번역을 수행한다. AI가 이러한 맥락을 이해하고,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는 문학적 가치와 독창성을 저해한다. 예를 들어 소설에서 주인공의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문장을 AI가 번역할 경우, 그 감정의 뉘앙스를 놓치고 단순한 문장으로 변환될 위험이 크다.

AI는 특정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비용 감소에 기여하지만, 인간의 직관과 감성을 대체할 수는 없다. 수수께끼 풀이에서 드러난 AI의 한계와 번역 분야에서의 접근 방식은 AI와 인간의 협력이 필요한 이유를 보여준다.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데 강점을 갖지만,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사고가 필요한 작업에서는 인간이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AI와 인간의 관계는 경쟁이 아닌, ‘협력’의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역할도 진화할 것이며, 이는 더 나은 결과를 창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