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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최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그리고 그 수상의 의미

점점 높아지는 한국 문학의 위상

<노벨상 위원회 제공>

[객원 에디터 8기 / 정서현 기자] 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현지시간) 스웨덴에 위치한 한림원에서 2024년 노벨문학상의 수상자로 한강 작가를 호명하였다. 전 세계가 놀란 결과였다. 이 노벨문학상으로 한강 작가는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이자 한국 작가 최초 수상자’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되면서 그녀의 책과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전국 서점에서는 많은 이들이 한강 작가의 책을 읽으려 줄을 서고, 심지어 외국에서도 그녀의 책을 읽으려 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완판 되어 책을 못 구매한 사람들은 이제 편의점에 가서 그녀의 책을 찾을 수 있다. 교보문고가 25일 발표한 10월 3주 차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한강의 작품이 1~7위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 1위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이며, 그 뒤로 소설 ‘소년이 온다’와 ‘채식주의자’가 선정됐다. 24일 BC카드가지난 10~16일 일주일간 교보문고 등 온·오프라인 대형서점 관련 매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주(10월 3~9일) 대비 39.2%, 전월 동기(9월 10~16일) 대비 4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노벨문학상은 왜 다른 작가도 아닌 ‘한강’ 작가의 작품을 선정했을까? 그녀의 작품에 대해 노벨위원회에서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 평가하며 올해 그녀의 작품을 뽑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각각의 주인공들이 역사적으로 뿌리내려 있는 악습과 그들의 삶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고단한 삶을 겪으면서 사회에 직접적으로 맞서고 극복하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 빗대어 묘사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실제로 한강 작가의 작품 속에는 역사적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글들이 많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년이 온다」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반으로 하여 허구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인데, 작가는 광주가 고향인 만큼 그 시절 일어났던 잔혹하고 끔찍한 일들과 이후 남은 유족들의 피폐해진 삶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미국 소설가 에이미어 맥브라이드는 그녀의 작품에 대해 “한강의 작품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인 ‘무엇이 인간성인가, 우리가 인간성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의 출발점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녀의 다른 작품들인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가부장적 사회 폭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채식주의자」 등의 다른 책들도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뿐만 아니라 K-문학, 즉 한국 문학에 거대한 변화를 만들었다. 문화평론가인 이광호 문학과 지성사 대표는 ‘노벨문학상 콤플렉스’라는 주변부 의식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결정적인 역사적 계기가 만들어졌다. 한국의 문학이 세계적인 보편성으로 나아가게 됐다. 번역이라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함에도 동시대 세계인의 주목 안에서 창의적 다양성을 폭발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게 됐다.”라고 말했다.

시대가 변화할수록 한국 문학도 점점 역사적 트라우마 혹은 우리 한국 사회에 남아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비판하는 소재에 관한 이야기를 담으려 노력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점이 곳곳에서도 한국 문학에 더욱더 집중하게 만든 것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은 맞지만, 수상으로 인한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한국 문학의 영향이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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