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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대신 작업복: ‘공구벨트 세대’가 오고 있다

20·30 세대의 눈길이 블루칼라로 쏠리는 이유

< OpenAI의 DALL·E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태윤진 기자] 최근 주로 육체노동이나 기술적인 업무, 이른바 ‘블루칼라’ 직종이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얻으며, 신조어 ‘공구벨트’와 함께 새로운 직업 물결을 가져오고 있다. 공구벨트 세대(Toolbelt Generation)는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로, 사회적 및 경제적 변화에 따라 많은 20·30 청년(Z세대)들이 블루칼라 직종에 몰려들고 있는 현상을 의미한다. 

매경이코노미에 따르면 취준생 10명 중 7명은 블루칼라 직종에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고, 나머지 3명은 취직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절반 이상의 취준생들이 작업장 노동에 대한 거부감이 적었다. 과거에는 사무직, 즉 화이트칼라 직업이 안정적이고 높은 연봉을 보장하는 직종으로 인식되었지만, 4차 산업혁명과 AI의 발전으로 이런 인식이 변하고 있다. 많은 전문직조차도 소프트웨어로 대체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MZ세대는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해 블루칼라 직종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국적 교육기업 피어슨이 공개한 ‘스킬스 아웃룩’ 보고서에 따르면, 회계사나 영업사원과 같은 사무직의 업무 중 약 30%는 AI가 처리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용접사와 같은 블루칼라 직종의 작업량은 AI가 대체할 수 있는 비율이 겨우 1%에 불과하다. 미국의 조사전문기관 ‘퓨리서치’는 소방관, 요리사, 이발사, 간호사, 수리공은 인간의 손길이 필요해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적은 직업으로 꼽았다. 해당 직업들은 모두 블루칼라와 그레이칼라(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중간성격) 직종이다. 

반면, 회계사, 비서, 사서와 같은 화이트칼라 직업은 AI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분야로 나타났다. 사무직인 화이트칼라와는 다르게, 많은 블루칼라 직종은 AI에 쉽게 대체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Z세대가 블루칼라 직종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과거에 ‘힘든 일’로 치부되던 블루칼라 직업들이 이제는 기술직으로 재조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 임운택은 “손노동의 숙련도 완성도가 높아지면 디지털 일자리보다 더 장기 지속 가능하다”라고 밝혔다. 블루칼라 직종들은 대체로 전문 자격증을 요구하며, 직업 교육과 현장 경험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용접이나 전기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 관련 분야에서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연봉과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더 나아가, 기술직의 경우, 숙련된 인력이 부족해 연봉이 상승하는 추세이다. 일부 블루칼라 직종의 연봉은 화이트칼라를 능가하며, 오히려 더 높은 경제적 안정성을 제공한다. 특히 기술을 습득하면 안정된 직업뿐만 아니라 더 나은 미래가 보장된다. 

미국 교육부의 조사에 따르면, 학사 학위 취득 비용이 1970년에 비해 2020년에 4배 가까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대졸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많은 젊은이들은 대학 진학보다 더 빨리 직업시장에 뛰어들기를 희망하고 있다. 2022년 직업학교 등록생이 16% 증가한 것도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20•30세대가 블루칼라 직종을 선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성취감이다. 화이트칼라 직업에서는 책상 앞에서 소모적인 일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지만, 블루칼라 직종은 직접적인 결과물을 보고 느낄 수 있는 보람이 있다. 이는 특히 젊은 세대가 중요시하는 즉각적인 피드백과 성취감을 충족시키며, 이들이 물리적 노동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직업에 매력을 느끼게 한다. 

20·30세대는 전통적인 직업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젊은이들의 선택은 사회적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며 블루칼라 직업군의 위상을 높이고 직업에 귀천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트렌드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미래의 직업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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