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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 내가 심은 나무로 없앨 수 있다?

온실가스 감축의 새로운 길: 나무를 통한 이산화탄소 저장 기술

고대 목재 분석을 통해 발견한 2060년 ‘온실가스 배출량 0’ 목표 달성의 가능성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정연이)>

[객원 에디터 8기 / 이지윤 기자] 현재 전 세계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 왜 사람들은 한시라도 빨리 온실가스의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하는 것일까? 온실가스의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온실가스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오랜 시간 머무르는 기체 상태의 물질이다. 주로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온실가스가 우리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가장 큰 영향으로는 기후 변화가 있다. 온실가스의 평균 기온(14도)이 상승할수록 지구로부터 우주로 빠져나가야 할 열이 온실가스의 기체로 된 벽에 갇혀 다시 지구로 되돌아오는데, 이를 ‘온실 효과’라고 한다. 이 온실 효과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궁극적으로는 기후 변화를 초래한다. 

온실가스는 주로 에너지 소비에서 발생하므로 물을 아껴 쓰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의 개인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물론 개인의 작은 실천이 쌓이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온실가스 줄이기에 동참하는 것도 아니며, 정부의 정책 역시 주로 공장과 자동차 같은 주요 배출원에 집중되어 있어 한계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연구자들은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과학자들은 나무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 기술은 미국 메릴랜드주립대학교, 존스홉킨스대학교 등으로 이루어진 공동연구팀에 의해 지하에 저장되어 있던 고대 목재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연구팀은 무산소 환경에서 생물체로부터 얻는 유기물질, 즉 바이오매스를 매장해 탄소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이 기술을 발전시켰다. 나무는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며,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저장함으로써 대기 중 약 30%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연구팀의 기술적 영감은 2013년 캐나다 퀘벡주에서 발견된 3775년 된 고대 적삼나무에서 비롯되었다. 연구팀은 이 고대의 적삼나무와 현대의 적삼나무를 비교했을 때, 고대 적삼나무에 저장된 평균 이산화탄소의 양이 현대 적삼나무의 95%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무의 내부에 이산화탄소가 보존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나무가 오랜 세월 동안 이산화탄소를 내부에 품고 있을 수 있던 이유를 연구한 결과, 그 답은 바로 토양에 있었다. 나무가 묻혀있던 토양은 고여있는 물 웅덩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었고, 고여있는 물에는 산소가 거의 없어 고대 목재가 무산소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

이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 간단함과 비용 효율성에 있다. 기존 건설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계와 기술을 이용해 나무를 베고, 운반하고, 묻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통해 약 30~100달러 더 저렴하게 연간 10 기가톤(G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27%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이 수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2060년까지 목표로 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0’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이산화탄소 제거량의 수준이기도 하다. 이러한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는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줄이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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