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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ate] –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는가

Illustration by Junhyeon Cho (DAA Grade 11)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는가] : 학교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폭행, 협박 및 언어폭력 등을 포함한 학교 폭력은 미숙한 어린 시기에 한 잘못이기 때문에 학생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폭력 행동이 잔인해지고 피해자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긴다는 점에서 강력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는가’에 대해 학생들의 찬반 입장을 3분 분량으로 들어보았습니다.


[반대 의견]

by Nahyeon Kwon (DAA Grade 8)

학교 폭력은 학교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학생들 간의 괴롭힘이나 따돌림, 협박, 폭행들을 모두 포함하며 최근에는 언어폭력이나 사이버불링 등의 다른 종류의 폭력들도 해당됩니다. 2019년까지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시, 1호인 서면사과부터 9호인 퇴학까지의 9개의 사항 중 하나 이상의 처벌을 내린 뒤, 학교폭력 가해 사실을 학생부에 기재했으나, 2020년 3월부터는 처벌 사항이 1~3호인 경우에는 학생부 기재를 한 번 유보할 수 있게 바뀌었습니다. 이런 변동에 따라 학교폭력의 학생부 기재에 대한 여러 논쟁들이 펼쳐지고 있는데, 저는 학생부에 학교폭력 기재에 반대합니다.

학생부에 폭력 사항을 낱낱이 기재하는 것은 가해자의 과도한 인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학생부에 학교폭력을 기재하게 되면 가해 학생에게 낙인이 찍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반발심을 가지고 비슷한 행동을 계속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청소년기 아이들은 미성숙하고 올바른 판단이 어려운 나이이기 때문에 한 번의 실수로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학생들의 미래를 봉쇄하고 사회에서 가해자로 낙인을 찍는 것은 성급한 결정입니다.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무감각한 대부분의 가해자들에게는 처벌보다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교육을 하여 자신이 한 행동이 왜 잘못된 행동인지 알게 하고, 반성하게 해야 합니다.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체벌만 강화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교육부는 학교폭력 예방교육을 확산하고 학생 안전 및 상담·지원 기반을 확충하여 학교폭력 예방과 대응을 위한 제반 여건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었더니 그 결과, 학교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민감도가 높아지고 물리적 유형의 학교폭력 비중이 감소했다고 합니다. 신체폭행은 2014년 11.5%에서 2019년 8.6%로 줄었고, 금품갈취는 8%에서 6.3%로 줄었습니다. 이렇듯 아직 청소년들은 교육의 효과가 즉각 나타날 수 있는 미성숙한 나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낙인을 찍는 학생부 기재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교육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학교폭력 생기부 기재가 오히려 악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에서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생기부에 신고 학생 측의 눈치를 보느라 징계처분을 내리기도 하는 등 악용될 수 있습니다. 기재되지 않는 징계처분으로 끝내주는 대신 학교폭력을 인정하라고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에게 압박을 주거나 사실과 다른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학교폭력으로 신고가 되었을 경우 사안조사, 학폭위를 통해 공정한 판단이 이루어지고 사실관계가 바로잡혀야 하는데, 학폭위에선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참여하고, 경찰이나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전문성이 떨어져 억울하게 가해 학생으로 몰릴 수도 있습니다. 2017년 11월 11일 성남 분당의 한 중학교 1학년 A학생의 부모가 자기 아들이 교실에서 같은 반 친구인 B학생에게 맞았다며 학폭위를 열어달라고 학교에 신고했습니다. 1학기 말부터 신고 전날까지 두 학생이 서로 노는 과정에서 장난을 치거나 별다른 이유 없이 B학생이 A학생을 때렸다는 이유였습니다. B학생은 가해사실을 극구 부인했으나, 학교는 두 학생과 같은 반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학폭위를 열어 B학생에게 출석정지 5일, 특별교육 이수 20시간, 보호자 특별교육 이수 5 시간 등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B학생의 부모가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징계처분이 취소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받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치는 동안 B학생은 학교를 두 번이나 옮기고 집도 분당에서 용인으로 옮겼습니다. 또한 B학생의 부모는 “학교 측이 아들은 물론 같은 반 친구들에게 진술서 작성을 강요했다”며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4개월간 엄청난 고통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학교 폭력보다 비행의 정도가 훨씬 심한 소년사범에 대해서도 소년법은 사건 정보를 외부 기관의 조회에 응하지 못하게 하고 있는데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하는 것은 소년법의 기본정신에도 맞지 않습니다. 


[찬성 의견]

by Seohyun Kim (Sunmarke School Year 9)

2020년 3월부터 경미한 학교 폭력의 경우 1회에 한해 학교생활 기록부에 기재를 유보(어떤 일을 당장 처리하지 아니하고 나중으로 미루어 두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 피해 학생에 대한 가해자의 서면 사과와 봉사 활동이 이루어져야 하고, 피해 학생과 신고 학생에 대한 접촉이나 협박 및 보복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습니다. 그리고 이에 따라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는가를 놓고 찬반 논쟁이 치열합니다. 더군다나 최근, 배구 선수와 연예계에서 학교 폭력에 대한 SNS 고발이 이어지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학교 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학교 폭력 문제는 경미한 사항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학교폭력이 피해 학생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피해 학생들은 폭력을 당하는 순간은 물론, 그 후에도 극심한 고통을 느낍니다. 또 폭력을 당한 충격으로 트라우마를 겪기도 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11년 12월 19일 대구 덕원중학교에 다니던 한 남학생은 같은 반 학우들로부터 상습적인 괴롭힘을 당하다 유서를 작성 한 뒤, 아파트에서 뛰어내렸습니다. 이 사건은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으로 알려졌고 이 일로 학교폭력에 대한 경각심이 새롭게 대두됐습니다. 2013년에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55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학교폭력에서 피해학생이 되었을 때, 자살을 생각 했었나라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가 55.3% ‘1년에 2번’이 18.2%, ‘한달에 2번’이 12.8%, ‘일주일에 2번’이 8.7% 그리고 ‘하루에 1번 이상’이 5%였습니다. 자살 생각을 한 학생이 아주 많지는 않지만 적은 수는 아닙니다.

제가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두 번째 이유는 학교폭력은 ‘범죄’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학교폭력의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특히 언어적・정신적 폭력은 휴대전화 문자나 SNS 등을 통해 손쉽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폭력에 대해 강력히 처벌해서 학교폭력을 생각조차 못하게 해야 합니다. 2017년 14,671명의 학생에게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점을 물었을 때, 학생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개선책은 처벌 강화였습니다. 32%의 학생들은 ‘가해학생 엄벌’을 꼽았고, 30% 학생들은 ‘사회적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응답했습니다.

마지막 이유는 학교 폭력 학생부 기재는 학교 폭력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부에 기재하는 그 자체로 학교 폭력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부는 대학교를 비롯한 상급 학교 입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또 학교 폭력을 학생부에 기재하면서 가해 학생에게 반성의 기회와 자신의 행동이 어떤 불이익을 가져오는지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로써 또다시 학교폭력을 저지르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부에 학교폭력 사안(법률이나 규정 따위에서 문제가 되는 일)을 모두 기재하기로 한 것은 2012년부터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의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처벌을 완화한다면 학교 폭력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학교 폭력을 경험한 학생들 중 약 55%에 달하는 친구들이 초등학교 고학년에 당했다고 합니다. 또한, 학교 폭력의 주요 가해자는 같은 반 친구가 69%로 가장 많았습니다. 점점 어린 나이로 학교폭력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학교 폭력 예방에 대한 교육은 물론 처벌을 강화해야 합니다. 가해자나 피해자 모두에게 앞으로 성장하는데 큰 상처가 되기 때문에 학생부 기재는 필요하며, 다음 해 폭력학생을 담당하는 선생님에게도 필요한 정보이기 때문에 기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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