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선수, 더 이상 선수로 성공 못한다”…정부, 대책 발표
피해자 중심의 사건 처리 원칙과 기준 마련
대입 특기자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포함된 학생부 반영을 의무화
[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 지난 24일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체계 개선 방안’을 의결하였다. 앞으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선수는 선수 선발과 대회 참가 등이 제한되고 과거에 발생했던 체육계 학교폭력에 대해 피해자를 중심으로 구단과 협회의 처리 기준을 마련한다.
학생선수 폭력 피해 전수조사 결과, 응답한 5만 7557명의 초중고 학생선수들 중 9035명이 언어폭력을, 8440명이 신체폭력을 경험했으며 2212명이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 1만 9687명으로 전체 응답자 수와 비교하면 약 34.5%로 3명 중 1명이 넘는다.
개선 방안에서는 과거 일어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한 피해자 중심의 사건 처리 원칙과 기준을 제시하면서, 앞으로 학교 체육 현장에서 폭력이 근절될 수 있도록 예방 차원의 제도 개선과 체육계 전반의 성적 지상주의 문화 개선 등의 내용을 담았다.
첫째, 피해자 중심 처리 체계 구축, 둘째, 제재 강화 등 예방과 제도 보완, 셋째 성적 지상주의 문화 개선 및 인권의식 개선 등의 대책을 내놨다.
우선 스포츠 윤리센터 스포츠 선수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3~4월 간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종목별 제보가 쏟아져 나오는 과거 사건에 대한 제재 기준이 가장 큰 화두다. 문체부는 스포츠 윤리센터, 프로단체,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관계 기관 협의체를 만들어 영구 퇴출부터 출장정지 등 제재 방안을 만들 방침이다.
황 장관은 “피해자의 용서 여부, 죄질, 과거 학폭 징계 여부들이 고려 요인이며 피해자의 의사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라고 밝혔다. 또한 민간 학교폭력 전문기관과 연계해 피해자에 대한 심리, 법률 등 상담을 지원하고, 피해자가 원할 경우 가해자의 진정한 사과를 유도하는 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야구, 축구, 농구 등 팀 단위로 평가되는 단체종목의 경우 특정 선수가 우월적 지위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개인별 평가가 가능한 체육특기자 경기력 평가 지표를 개발하기로 했다. 지도자 평가에 있어서도 대회 성적뿐 아니라 인권침해로 인한 징계 여부, 학습권 보호 노력 등의 반영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과학적 훈련 방식을 도입해 인권을 존중하는 가운데 경기력을 개선하는 방법을 지원하고 엄중한 제재 조치와 함께 2022년까지 학교 운동부 통합 징계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국가대표 및 프로, 실업선수 선발 시 해당 이력을 확인한다.
폭력을 저지른 학생이 승승장구하지 못하도록 조치할 수 있도록 대입 특기자 전형에서도 학교폭력 조치사항이 포함된 학생부 반영을 의무화한다. 학폭에 연루된 선수의 경우 일정 기간 경기 출전을 제한하고 선수 등록을 거부하도록 했다.
현재 피해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문체부와 교육부는 “스포츠 스타는 사회적인 영향력이 크고 국가 이미지와도 직결되며 자라나는 선수들의 롤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가 중복되는 경우도 많고, 피해 내용과 체감 정도도 다양하지만 규칙과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학폭과 관련된 엄격한 규정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책은 피해자 중심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그램이다. 학교폭력에 가담한 선수가 승승장구하고 유명하고 훌륭한 선수가 된다는 논리는 결코 성립될 수 없다, 스타선수가 되려면 이런 일을 절대로 해선 안된다는 강한 메시지와 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 우리 사회가 선진화 돼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