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제 키워드 ‘용문점액’
용이냐 물고기냐 갈림길
[객원 에디터 6기 / 정채율 기자] 대한상공회의소 2024년 경제키워드와 기업환경 전망에 대한 경제, 경영 전문가들의 의견조사 결과, 내년의 경제를 표현하는 키워드로 ‘용문점액’과 ‘기로’, ‘살얼음판’, ‘변곡점’ 등이 선정됐다.
전문가들은 내년 한국 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하거나 지금까지 이어지는 저상장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본 것이다. 이번 조사는 대학교수,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위원 등 9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여기에서 용문이란 솟아오르려다가 떨어질 때 바위에 이마를 부딪쳐 큰 상처를 입고 하류로 떠내려 간다는 것이다. 또한, 점액은 과거시험을 낙방한 것을 빗대어하는 말로써 등용문 고산에서 나온 말이다. 즉, 용문점액이란 과거에서 떨어지고 돌아옴을 비유한다.
내년 경기추세 전망에 대한 질문에 다수의 전문가들은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으며, 전문가의 48.9%가 ‘U자형의 느린 상저하고(上低下高 – 한해의 경기가 상반기에는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고조되는 현상)’를, 26.7%는 ‘L자형의 상저하저(上低下低 – 상하반기 경기 전반이 저조한 현상)’를 전망했다.
송의영 서강대 교수는 “여전히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렵고 먹구름이 잔뜩 껴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경제환경의 변화를 더욱 민감하게 파악하고 신중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관호 고려대 교수는 “내년도 수출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중심으로 올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중국경제의 회복 여부가 불확실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고금리 상황 등의 여건 개선도 불명확해 이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경제의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서는 ‘2024년 하반기’(31.1%)나 ‘2025년 상반기’(26.7%)를 꼽은 응답이 많았다. ‘2025년 하반기 이후’(21.1%)로 전망하거나 ‘향후 수년간 기대하기 어렵다’(13.3%)는 응답도 있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2024년은 우리 경제가 지속 성장의 길을 걷느냐, 장기침체의 길을 걷느냐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삼는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좁은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도록 우리 정부와 새롭게 구성될 국회가 힘을 모아 지원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