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휴머노이드는 대부분 여성의 모습일까?
왜 로봇들은 여성의 모습을 가졌을까?
[객원 에디터 5기 / 김지연 기자] 휴머노이드란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을 의미한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개발은 인간을 대신하거나 인간과 협력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지만 기술이 더 발전해 나갈수록 AI가 인간을 밀어내고 해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유엔(UN) ‘국제전기통신연합’은 인공지능에 관한 대중의 부정적 인식을 다루고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AI 포 굿’ 컨퍼런스를 열었다. AI를 활용해 국제 사회의 도전 과제에 대응하고자 마련한 이 콘퍼런스는 휴머노이드들이 한자리에 모인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이기도 했다. “세계 최초의 초현실적 휴머노이드 예술가”로 불리는 소피아, 나딘, 미카 등의 로봇들이 보였고, “세계 최고 간호 보조 로봇”인 그레이스, 록스타 로봇 데스데모나 등도 이번 컨퍼런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 모든 휴머노이드들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존재한다. 바로 겉모습이 여성과 닮았다는 것이다.
이에 관한 여러 주장 중 하나는 AI 스피커의 초기 목소리 설정이 여성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개발자들이 자기 자신들의 모습을 모델로 삼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 ‘나딘’의 경우, 나단의 로봇공학자 나디아 마그네나트 탈만은 나딘을 자신의 “로봇 셀카”라고 묘사한 바 있다. 이번 콘퍼런스의 유일하게 남성의 모습을 하고 있던 안드로이드 ‘제미노이드’ 또한 그것을 개발한 이시구로 히로시 교수의 얼굴을 빼닮은 모습이다.
휴머노이드 에이다 개발을 이끈 리사 제비는 에이다가 여성의 모습을 빼닮은 이유에 관해 “예술과 기술 분야에선 여성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며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는 집단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길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에디아의 개발진은 영국 19세기 여성 수학자이자 세계 최초의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불리는 에이다 러브레이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또 다른 주장은 사람들이 여성의 목소리를 선천적으로 선호한다는 것이다. 참여자들의 실제 반응을 테스트한 결과 설문지에 작성한 내용과 실제로 느끼는 선호도 간의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 이 말은 즉슥, 여성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정도보다 훨씬 더 많이 여성의 목소리를 선호했으며, 남성들은 여성을 목소리를 매우 선호한다고 답변했으나 실제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성향을 보였다.
영국 드몽포트대학에서 로봇 및 AI 윤리학을 가르치는 개슬린 리처드슨 교수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일반적으로 성인 여성 모습이 아니었던 때를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15년 전의 연구실에서는 언제나 어린아이의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며 “당시엔 휴머노이드가 어린이의 모습을 닮으면 사람들에게 위협적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