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AI 의사는 어디까지 사람의 일을 대체할 수 있을까?

AI 의사가 하는 진단 및 치료란

이미 사용되고 있는 생성 AI들

<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이하나) >

[객원 에디터 5기 / 김지연 기자] 인간 의사와 AI 의사가 동일 환자를 보고 내리는 진단은 과연 같을까? 중국에서 실행한 최초 AI 의사와 실제 의사의 진료 대결이 그 답을 알려준다. 지난 6월 30일 중국의 청두 하이얼선 병원에서 실시한 실제 의사 10명과 중국 인터넷 의료기업 협회에서 출시한 ‘MedGPT’ 간의 대결에는 정형외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등 7개의 과목으로 구성됐다. 참여한 환자 120명으로 모두 지병을 가진 환자들이었다. 합리성과 과학성 보장을 위해 환자는 진찰 과정에서 실제 의사도 AI 의사와도 직접 만나지 않았다. 대신 상담 데스크에 환자의 증상을 텍스트 형태로 보조원이 배치됐고, 보조원을 통해 모은 환자의 정보를 받고 두 의사가 환자에게 임상 진단과 치료 계획을 제공했다.

문진 시작부터 진단 결과까지의 평가 결과는 인간 의사는 종합 점수 10점 만점에 7.5점, AI 의사는 7.2점으로 나타났다. 두 의사의 점수 결과 일치율은 96%에 달했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현장 전문가들은 AI 의사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여러 차례의 질문을 통해 충분한 정보 수집을 거친 후 평가를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 정확도가 보장되고 진단 누락이 발생할 확률이 적다고도 결론지었다. 

AI가 인간을 따라잡을 수 없었던 4%를 전문가들은 AI가 직접 눈으로 보고 만질 수 없다는 데 한계점이 있다고 말했다. 해당 평가에 참여한 베이징대 인민병원 신장내과 의사 차이메이순은 “AI가 비교적 포괄적이어서 개념 오류가 있다”며 전반으로 인공지능은 인간의 작업에 ‘일부’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또한 “AI 의사가 당장은 의사를 대체하지는 못하겠지만 여러 기억의 데이터를 잘 축적하면 의료진을 돕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한 스타트업 ‘나블라’는 의사가 환자를 진료하는 동안의 대화를 다양한 결과물로 자동 변환해 준다. 처방전, 후속 예약 메모, 상담 요약 등을 통해 의사가 환자의 기록 업데이트에 소모하는 시간을 줄여준다. 나블라의 최고 의료 책임자이자 의학박사인 제이 파킨슨은 “의사인 나는 의사들이 항상 시간이 부족하고, 전자 건강 기록 작성보다 중요한 일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나블라의 임상 노트를 통해 의사는 진료 내내 환자를 바라볼 수 있고, 진료 요약 전송으로 환자가 한 모든 말을 기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 스타트업 어브릿지는 진료 과정을 환자에게 전달할 때, 모든 의학 용어를 초등학교 4학년이 이해할 수 있는 일반 영어로 바꾸어 제공한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환자는 진료 중 의사와 간호사가 한 말의 최대 80%를 잊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의학 용어가 어렵기 때문이란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 스타트업은 어려운 용어들을 AI가 쉬운 문장으로 만들어 보완하도록 하고, 진료 내용을 음성으로도 다시 들을 수 있도록 한다. 

이처럼 의료 기술 스타트업들은 의료계의 다양한 면들을 돕고 있다. 또 다른 예시로는 의료 기술 스타트업 아웃바운드 AI가 있다. 이 스타트업의 가상 에이전트는 의료비를 청구하는 과정을 돕고 있다. 환자들에게 의료의 내용과 그 비용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GPT 분석과 음성 전달 기술이 더해져 고객 응대 중 대화를 메모하기도 하고, 인간 상담자에게 도움을 구하는 역할까지 감당한다. 아웃바운ㄴ드 AI의 대표 스테트 버웰은 “AI가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해 인간을 보장한다”며 “AI 가상 에이전트는 20~50% 저렴한 비용으로 정규직 상담원의 4~5배에 달하는 작업을 완료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미궁인 부분들도 존재한다. 생성 AI가 내린 결정을 누가 책임져야 하는지는 미지수다. 의사가 아니면 개발자가 책임져야 할까? 또 어디까지가 그들의 책임 영역인 걸까. 생성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수고를 대체하고 인간에게 도구로 쓰여야 할 존재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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