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손을 잡는다면?
[객원 에디터 5기 / 전종환 기자]경제 외교 등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최근 여러 행보에서 친화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빌게이츠와 시진핑의 만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월 16일 방중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를 만나 “올해 베이징에서 만난 첫 미국 친구”라며 환대했다. 16일 중국 중국중앙TV(CCTV)와 인민일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게이츠를 만나 “당신을 만나 매우 기쁘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시 주석과 게이츠와의 만남은 2015년 ‘중국판 다보스 포럼’인 보아오(博鰲) 포럼에서 회동한 이후 8년 만이다.
바이든과 시진핑의 대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앞으로 몇 달 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다시 만나 양국 간 합법적 차이점과 어떻게 서로 잘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길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과 상관없는 (자체적인) 몇 가지 합법적인 어려움이 있다”면서 “(정찰) 풍선이 초래된 것(문제) 중 하나는 그것이 격추된 것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중국 지도부가 풍선이 어디에 있었는지, 풍선 안에 뭐가 있었는지, 어떤 일이 진행됐는지에 대해서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 생각에 그것은 의도적인 것보다는 당황스러운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시 주석 등 중국 지도부가 정찰풍선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지난 2월 격추한 중국 정찰풍선에 대한 이런 내부적 상황 자체가 중국 내에서 문제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바이든과 블링컨의 대화
블링컨 장관은 시 주석에게 미국과 중국이 책임감 있게 관계를 관리할 의무가 있고 세계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란 바이든 대통령의 인사말을 전한 뒤 “미국은 신냉전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으며, 동맹관계를 강화해 중국에 반대하지 않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으며, 중국과 충돌한 의사가 없다”라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이날 회동은 두 개의 긴 테이블 한쪽에 블링컨 장관 일행이, 다른 한쪽에 왕이(王毅)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秦康)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들이 마주 보는 상태로 각각 앉고, 시 주석이 가운데 상석에 앉아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형태로 진행됐다. 앞서 2018년 6월 시 주석이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과 면담 시엔 탁자를 사이에 둔 채 나란히 앉아 대등한 위치에서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좌석 배치에서 중국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미국에 대외적으로 당당하게 대응하고 물러서지 않는다는 암묵적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블링컨 장관은 회동 뒤 베이징 미국대사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나서게 하고, 위험한 행동을 중단하게 압박할 ‘특별한 위치’에 있다”며 중국의 대북 영향력 행사를 촉구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중국은 러시아에 살상무기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회담이 계속된다면 미중 관계가 어떻게 될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허나, 가까워진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상황을 우리나라에서 외교적으로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