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과외 앱 통한 또래여성 살해·유기 사건
공무원 시험 준비하던 중 살해
피해자 살해 후 낙동강 인근에 유기…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서 ‘비정상적’ 결과
[객원 에디터 5기 / 김연우 기자] 유명 온라인 과외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또래여성 토막살인사건이 일어나 많은 이들이 충격에 빠졌다. 취업준비생이던 정유정(23)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 40분경 과외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중학생 딸을 과외해 달라 요구한 뒤, 부산 금정구 소재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캐리어에 담아 낙동강 인근 풀숲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정유정은 피해자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 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경찰은 범행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오전 6시께 정유정을 긴급체포한 데 이어 피해자의 나머지 시신을 피해자의 집에서 발견했다. 정유정은 긴급체포 이후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경찰 조사에서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라고 범행을 자백했다.
이후 부산경찰청은 1일 신상 공개위원회를 열고 살인·시체유기 혐의를 받는 정유정의 신상을 공개한 뒤, 2일 정유정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이 휴대전화 등을 디지털 포렌식한 결과, 정유정은 범행 3개월여 전부터 휴대폰으로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범죄 수사 전문 방송 프로그램’ 등의 키워드를 검색해 관련 내용을 찾아봤다. 도서관에서는 범죄 관련 소설 등을 빌려 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정유정이 첫 경찰 조사에서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며 경찰을 속이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뉴스 1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새벽 경찰에 붙잡힌 이후 첫 경찰 조사에서 이 같이 진술했다. 정유정은 당시 조사에서 “피해자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자신에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진술은 거짓말로 확인됐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한 결과 범행 당시 정 씨 말고는 피해자의 집을 드나든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 체포돼 오면서 횡설수설하는 등 믿을 수 없는 말을 계속했다”며 “‘진짜 범인은 따로 있다’ 거나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그랬다’는 등 범행을 부인하다 증거가 나오고 가족이 설득하니 결국 자백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5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은 지난달 27일 체포된 후 지난주 유치장에서 엿새(6일)를 보내는 동안 별다른 흔들림이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살인 같은 중범죄 사건에서 피의자는 불안한 태도와 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잦은데 정유정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정유정은 하루 세 번 배급되는 식사도 꼬박꼬박 챙겨 먹었고, 잠도 잘 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정유정의 행동은 앞서 범행 직후의 모습이 담긴 CCTV 장면에서도 포착된 바 있다. 당시 정유정은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끌고 가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홀가분한 모습을 보였다. 이를 두고 이달 3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단순한 ‘사이코패스’하고는 약간 다른 것 같다”라며 “’ 경계성 성격장애’ 요인을 추정하게 만드는 굉장히 독특한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경찰이 정유정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비정상적 특이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5일 경찰 등에 따르면 부산경찰청은 최근 정유정을 상대로 검사를 실시해 결과를 분석하고 있는 과정에서 정유정이 정상인의 범주에 들지 못하는 ‘비정상적 특이 성향’이 있다는 점을 포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