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별똥별인줄 알았더니.. ‘우주쓰레기’

해양 오염에 이어 우주 오염까지?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해결 방안들

<출처: ESA>

[객원 에디터 5기 / 김지연 기자] 최근 미국의 한 위성 추락 범위에 대한민국이 포함돼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지구 궤도를 돌던 위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한국 천문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지구 궤도에서 작동 중인 위성은 7178기, 임무가 끝난 위성은 2964기이다. 게다가 지난해 우주 로켓 발사 시도 186건을 포함해 우주 쓰레기들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우주 로켓 창정 5B의 잔해물이 태평양 인근에 추락했고, 지난 9일 미국의 지구 관측위성이 알래스카 부근에 추락했다. 

지난해 유럽우주국(ESA) 통계에 따르면 지금 1mm 이상 우주 쓰레기는 1억 3000만 개에 이른다. 이 많은 우주 쓰레기들은 지구 주변을 초속 7.5km로 돌고 있다. 고도 400km에 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은 지구 궤도를 시작한 1999년 이후부터 우주 쓰레기를 피하기 위해 32차례나 긴급 회피 기동을 해야 했다. 하지만 다 피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에 구멍까지 나면서 피해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이에 관해 우주 쓰레기 처리를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되고 있다. 일본 우주 스타트업 아스트로스케일은 자체 개발한 위성 ‘엘사’를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서비스위성과 강한 자성을 가진 클라리언트 위성을 발사해 금속 성분의 우주 쓰레기를 모아 대기권으로 진입시켜 태우는 원리이다. 아스트로스케일은 2021년 우주 쓰레기 포획 실험을 위해 ‘ELSA-d’를 발포했고 2024년 서비스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다른 일본 스타트업 에일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공동으로 끈을 이용한 청소 기술을 개발 중이다. 금속제 끈에 전기를 흐르게 한 뒤 우주 쓰레기가 달라붙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 금속제 끈으로 우주 쓰레기의 속도가 느려지면 대기권으로 떨어지며 타 버리게 된다. 우주 공간에 돛을 펼치는 방식도 있다. 지난해 7월 중국 상하이우주비행기술 연구원은 로켓 잔해를 제거하는 ‘드래그돛’을 선보였다. 로켓이나 위성의 잔해를 끌어모아 회전 속도를 줄인 후 대기권으로 떨어지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최근 호주 과학매체 ‘코스모스’에서는 호주의 우주기업 팔라딘 스페이스에서 신개념 우주 청소위성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 위성과 비슷한 겉모습을 가진 이 청소위성은 우주 쓰레기를 발견하면 위성 전면부가 활짝 개방되며 우주 쓰레기를 동체 안으로 빨아들인다. 우주 쓰레기를 삼키는 일을 반복하다가 어느 순간 동체 밖으로 네모난 상자 하나를 방출한다. 일종의 쓰레기봉투인 이 상자는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추락하다 타버리게 된다.

국내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또한 우주물체 포획용 기술과 이를 시연할 초소형 위성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항우연은 우주 파편 충동위험 분석 및 대응 소프트웨어 ‘카리스마’를 활용해 목표 위성에 접근해 로봇팔로 붙잡아 궤도를 변경하는 식의 초소형 위성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아이디어로는 위성이 수명을 다하면 스스로 떨어지게 하자는 것이다. 국내 우주 스타트업 ‘우주로테크’는 위성에 추력기를 매달아 충돌 예상 시점 혹은 임무를 다한 후에 추진기관을 작동시켜 지구로 떨어뜨리는 식의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수 세기 동안 축적된 결과인 바다 오염과 달리 우주는 불과 수십 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멜리사 퀸 스페이스포트 책임자는 “사람을 이롭게 하기 위해 우주를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은 위험하다”며 “우리가 바다를 어떻게 대했는지를 생각해 보며, 미래 세대의 우주 사용에 피해를 주기 전에 능동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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