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전쟁이 낳은 난민의 삶
[객원 에디터 4기 / 김현정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11개월째 계속되는 가운데, 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었다. 2023년 새해 첫날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는 “12월 31일부터 1월 1일까지 밤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역 30여 곳에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심야 공습을 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모두 45대의 드론을 격추했다”라고 발표했다. 잇단 공습으로 연말 연초를 함께 지내야 할 가족들은 뿔뿔이 흩어져 여러 난민센터에서 지내고 있고 몰도바, 베를린 등 다양한 국가로 어쩔 수 없는 이동을 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22년 12월 마지막 주 현재 외국으로 피란한 우크라이나 국민이 1550만 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 수치는 시리아 내전 10년 동안 발생한 난민 550만 명의 세 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 4350만 명의 35.6%가 난민인 셈이며 국경은 넘지 않은 국내 실향민은 650만 명, 긴급한 인도주의적 구호 대상자도 1770만 명에 이른다.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난민들은 누구보다 힘든 날을 보내야 한다. 월드비전이 발간한 ‘혹독한 추위 속 난민 보고서’에 따르면 난민은 다른 취약계층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다.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어렵고, 난방 및 제대로 된 식사가 힘든 열악한 환경인 난민센터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또한 제대로 된 의료 서비스가 제공되기 힘들다는 사실도 큰 위험으로 작용하고 있다. 많은 자원봉사나 지원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역부족이다.
그들에게 더욱 큰 상처를 주는 것은 사회의 차가운 시선이다. 난민에 대한 시선이 점차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좋지 않은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한국의 경우만 봐도 알 수 있다. 유엔난민기구와 한국 리서치에서 국내 남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난민수용을 반대하는 비율은 53%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난민에 대한 많은 오해가 난민을 잠재적 범죄자 집단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것이다. 사실 반쪽짜리 진실이다. 독일 연방청 통계에 따르면 신원조사가 강화되기 전 난민 범죄율은 독일 범죄율 보다 높았지만, 법이 강화된 후 신원조사가 강해지자 오히려 독일 범죄율보다 비슷하거나 낮은 범죄율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난민 중 대부분은 여성이다. 군인으로 징집, 모집된 남성은 자국에 남고, 여성이 아이와 함께 난민이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전쟁 난민의 대표적인 형태이다. 여성 가장이 된 이들은 홀로 경제활동과 자녀 양육을 부담해야 한다. 이들은 성범죄 등,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난민들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억지로 바꾸기는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오해를 통해 난민들을 보고 있었지 않은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