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공포감 조성하는 북한의 무인기 침공
북한의 난데 없는 무인기 침범은 전쟁의 신호일까
정보 수집 및 압박감 조성 목적으로 풀이돼대응에 실패한 정부, 국민들은 불안감 높아져
[객원 에디터 4기 / 김민주 기자] 지난 26일, 오후 한 시경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비행기 운행이 갑자기 중단되며 많은 승객들이 당황하는 일이 있었다. 또한 경기도 일대에서는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무언가가 주민들에 의해 포착되기도 하였다. 일련의 일들은 북한의 무인기 영공 침범에 따른 것으로, 수시간 뒤 이를 발표한 정부에 의해 6시간 동안 관련 보도가 유예되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북한의 영공 침범은 2017년 6월 이후 5년 만의 일이며, 우리 군은 사실상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한계점을 드러내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북한의 이번 침입을 두고 한국국방연구원 박용한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무인기 침입은 심리적 압박과 위협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 선임연구원은 “무인기는 크기는 작지만 그 목적은 정찰이고 침투와는 거리가 멀다”라고 덧붙이며 “한국의 이미지가 북한에게 적나라하게 밝혀져 방어망이 뚫릴 수 있다는 심리적 압박이 가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5일, 국방부는 대통령실이 있는 용산까지 북한 무인기에 방공이 뚫렸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번 침범에 대한 정부와 군의 대처를 두고는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국방부는 무인기가 일반 항공기보다 크기가 작고 속도가 느린 데다 비행 고도까지 낮다 보니 레이더에 잘 잡히지 않아 대처가 어려웠다고 밝혔다. 우리 국군이 무인기 격추 및 추격에 실패한 것은 분명 문제이지만, 과거에 북한의 무인기 침범의 경우 모두 추락한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에 이번처럼 갑작스러운 침입에는 군에서도 마땅한 대처가 힘들었을 것이라는 변호의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 합참 강신철 작전본부장은 “현재 우리 군의 탐지 및 타격 능력으로는 무인기 격추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결과적으로 군의 대비태세가 부족했던 점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많은 심려를 끼쳐드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 작전본부장은 “전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 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라고 전폭적인 자산 투입을 발표했다.
27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수년간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훈련이 대단히 부족했음을 보여줬다”며 “군의 무인기 대응 실패는 전 정권에서 군 기강이 해이했기 때문이다”라고 발언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책임 전가 논란이 일었다. 이에 28일 대통령실에서는 당일 상황에 대해 “처음 무인기 한 대가 내려왔을 때 대통령께서 우리도 무인기를 갖고 있으니, 두세 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며 “필요하다면 격추도 하고 관련 조치들을 최대한 강구하라는 첫 번째 지시를 내리셨다”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지시 사항을 공개했으나, 이 같은 우리 정부의 맞대응 자세가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는 외신의 분석이 이어졌고, 오히려 전쟁에 대한 우려로 더 초조해지고 긴장하게 된다는 부정적인 여론도 일었다. 30일 윤 대통령은 “강경 대응 원칙과 별개로 시민 안전을 책임지고 안심시켜야 할 책무를 갖고 있다”라고 시민의 안전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일 것을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26일 일어난 무인기 침공 외에도 27일에는 새 떼, 28일에는 풍선으로 추정되는 미상 항적이 발견되어 군이 출격하는 일이 있었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영공 침해로 한반도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의 군사 도발은 수천만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는 문제이고, 지난 몇 년 동안 휴전에 있던 북한과의 관계에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중대한 사건인 만큼 정부의 신중하고 전략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국가 안전에 직결되는 안보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재발을 방지할 만한 우리 정부와 군의 대응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