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광화문 거리응원… 빛났던 시민의식과 경찰의 숨은 노력
2022 카타르 월드컵 응원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시민들
2만 6천명 인파에도 안전사고 없었다
인력을 충분히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
[객원 에디터 4기 / 박다빈 기자] 지난 몇 년간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라졌던 길거리 응원 문화가 다시 시작됐다. 거리두기 방침이 해제된 후 지난 24일과 28일, 많은 사람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응원을 위해 광화문 거리에 모였다.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인파를 통제, 관리할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결과 거리응원이 안전사고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은 지난 24일 월드컵 첫 경기로 우루과이와 맞붙었고, 28일은 가나와 경기를 치렀다. ‘붉은 악마’ 단체에서는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팀을 응원하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적 상처를 치유한다는 의미로 광화문 광장에서 길거리 응원을 주최하기로 하였다. 서울시는 이에 맞추어 광화문 광장 사용을 허가했으며 시간대별 안전 확보, 동선 관리, 비상 상황에 대한 신속 대응 등의 안전관리계획을 철저히 세우고 많은 인력을 배치하여 안전사고 방지에 힘썼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로 자리 잡은 거리응원 문화는 길거리에 설치된 큰 스크린을 통하여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응원하는 행위를 뜻한다. 주로 FIFA 월드컵이나 축구 A매치가 열릴 때면 대부분 주최되는데, 국내에서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마지막으로 지금껏 코로나 19로 인해 진행이 불가했다.
국내의 거리응원은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만 열리는 것이 아니며 이번에도 경기도 수원의 월드컵 경기장, 인천광역시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기 위한 거리응원이 개최되었다. 이 중 광화문 광장의 경우 ‘더 뜨겁게’라는 주제를 가지고 응원을 진행하였다.
이번 거리응원은 지난 10월 29일에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하면서 취소될 위기를 맞이하였다. 11월 4일 대한축구협회는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추모의 의미와 국민정서상의 이유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길거리 응원을 취소하였다. 하지만 추모를 강요한다는 거센 반발로 지난 16일 취소된 길거리 응원을 재추진하였다.
이태원 압사 사고가 많은 사람이 모여 벌어진 참사이기에 경찰 측에서는 기동대를 투입하고 특공대까지 배치하는 등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거리 응원 당시 투입된 90명의 인원 대비 세배 이상인 300명의 인력을 배치하며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서울 광화문 광장 거리 응원에는 예상보다 3배 넘는 2만 6천여 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경찰은 펜스를 일부 걷어내고 광장 동쪽 세종대로의 차량 통행을 막아 자리를 마련하는 등 신속한 대처를 하였다. 서울시도 광화문광장과 가장 인접한 정류소를 임시 폐쇄하고 버스 노선을 모두 무정차 통과시키는 등 인원 집중을 막기 위한 관리에 돌입하며 현장 종합상황실을 운영하였다. 서울시, 종로구, 경찰, 소방인력이 투입된 가운데 시민들도 서두르지 않고 스스로 거리를 유지하며 현장 인력들의 지시를 따랐다. 또한 응원 중 발생한 쓰레기를 곳곳에 마련된 파란색 종량제 봉투에 적극적으로 주워 담는 등 대다수의 시민들이 빛나는 시민의식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