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한국에서 ‘핼러윈데이’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다소 낯설었던 외국 문화, 핼러윈데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는 국내의 핼러윈데이 행사

<Pixabay 제공>

[객원 에디터 4기/김민주 기자] 핼러윈데이에 치는 장난 ‘트릭 오 트릭’은 미국에서는 인기 만점이지만 한국에서는 어색한 풍습이다. 미국은 핼러윈이 큰 기념일이기 때문에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핼러윈 기념 이벤트에 참여하는 데에 반해, 우리나라에서는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남의 나라 문화 정도로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화의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핼러윈 문화가 점점 더 발달하고 있다. 다가오는 10월 31일 핼러윈을 맞이하여 핼러윈의 유래와 함께 올해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핼러윈 이벤트에 대해 알아본다.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핼러윈’을 ‘할로윈’으로 알고 있지만 우리나라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핼러윈’이 맞는 표기이다. 

핼러윈데이는 기원전 500년 경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이었던 삼하인(Samhain) 축제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켈트족들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을 새해 첫 날로 삼았는데, 켈트족에게는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은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속에 있다가 내세로 간다는 믿음이 존재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0월 31일에는 죽은 자들이 1년 동안 자신이 기거할 몸을 선택한다고 여겼고, 죽은 자의 영혼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을 차갑게 만들어 산 사람이 아닌 척하는 풍습이 생겨났다. 이후 로마제국이 켈트족을 정복하면서, 교황 보니파체 4세는 11월 1일을 ‘모든 성인의 날(All Hallow Day)’로 정했다. 이에 따라 그 전날인 10월 31일은 ‘모든 성인들의 날 전야(All Hallows’ Eve)’가 되었는데 이것이 훗날 ‘핼러윈(Halloween)’으로 바뀌고 켈트족의 풍습과 함께 자리 잡으면서 우리가 아는 핼러윈 문화가 생겨나게 되었다.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전해진 핼러윈데이는 오늘날 미국에서 국민적 축제의 날로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는 핼러윈데이라고 하면 이태원과 놀이공원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이태원은 수많은 외국인들의 터전으로 국내에서 외국 문화의 집결지로서 기능해 온 지역이다. 이태원에서는 1990년대에 이미 술집과 디스코텍 등에서 핼러윈 분장을 하고 신나게 노는 외국인들을 볼 수 있었고, 핼러윈 문화가 퍼진 뒤로는 한국인들도 핼러윈데이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모이기 시작하면서 그 규모가 매년 커졌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태원 핼러윈 행사도 크게 제한되었지만, 올해는 다시 성행할 것으로 예상되어 이태원 근처라면 술집뿐만 아니라 일반 카페나 레스토랑 등에서도 대부분 핼러윈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 놀이공원 중 하나인 롯데월드에서는 ‘호러 핼러윈 : The Expansion’이라는 부제 아래 핼러윈 기념 좀비 어트렉션, 핼러윈 보상 미션, 퍼레이드 등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 계획이다. 어트랙션인 ‘좀비 서브웨이’와 ‘좀비 프리즘’에서는 극강의 공포를 맛볼 수 있고,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핼러윈 퍼레이드에서는 강렬한 퍼포먼스를 관람할 수 있다. 또 다른 놀이공원 에버랜드에서는 작년 세계를 놀라게 했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미술감독과 함께 ‘블러드 시티’라는 세트장을 제작했고 생존을 위해 블러드 시티를 탈출해야 한다는 콘셉트로 역시 다양한 이벤트와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새롭게 눈에 띄는 올해의 이색 행사들도 있다. 경마공원인 렛츠런 파크 서울 포니랜드에서는 10월 29일과 30일, 양일간 ‘렛츠런 파크 핼러윈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인기 있는 호러 애니메이션인 신비 아파트의 캐릭터들과 한국마사회의 캐릭터 말 마의 만남으로 핼러윈 콘셉트를 잘 살린 이 페스티벌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풍성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미로 게임과 핼러윈 가면 만들기, 워터 타투 등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고, 같은 날인 29일 렛츠런 파크 내 경주로에서 ‘RUN&FUN 마라톤 행사’도 열리기 때문에 어른들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광주광역시 동구에서는 10월 22일부터 31일까지 ‘장미의 거리 핼러윈 축제’가 개최된다. 조선대학교와 조대 장미의 거리 상인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 축제는 조대 장미 거리의 특성을 살려 준비된 것이 특색이다. 플리마켓 공연과 핼러윈 페이스페인팅, 핼러윈 의상 및 소품 대여, 각종 체험 이벤트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러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핼러윈의 본고장인 서양권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이제는 한국에서도 핼러윈을 기념하는 특별 이벤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가오는 핼러윈데이에는 관심 가는 곳에 방문해서 매년 이 시즌에만 즐길 수 있는 한국의 핼러윈 문화를 즐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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