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중국서 신종 인수공통 바이러스 발견
‘랑야 헤니파바이러스’의 숙주는 ‘땃쥐’
현재까지 감염 사례는 치명적이지 않아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코로나의 재감염이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새로운 인수공통 감염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인수공통감염병이란 코로나19처럼 동물과 사람이 서로에게 전파할 수 있는 전염병을 말한다.
최근 10년 사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발견된 헤니파바이러스의 일종으로 첫 환자가 나온 중국 산둥성의 마을 이름을 따서 ‘랑야 헤니파바이러스(Langya henipavirus‧LayV)’로 명명됐다.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발열, 무기력, 기침, 거식증. 근육통, 메스꺼움의 증세를 보이지만 전파력은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아직까지는 바이러스가 사람 간 퍼진 사례가 없고 치명적이지도 않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연구진은 한국 중국 일본에 서식하는 땃쥐에 의해 옮겨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이 바이러스는 2018년 이후 중국 동부에서 35명만 감염시켰으며 어떤 사례도 연관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랑야바이러스에 감염된 35명의 환자들은 대부분 농부로 확인됐다. 증상은 기침부터 심각한 폐렴 증세까지 다양했지만 공통적으로 발열 증상이 있었다. 이들은 대부분 증상이 나타나기 한 달 이내에 동물과 접촉한 경험이 있었다.
헤니파바이러스는 전파력이 크지는 않지만, 치명률은 최대 70%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환자가 사는 마을에서 염소, 개, 돼지, 소에서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25종의 야생동물을 포획해 조직과 소변 샘플을 채취해 확인했다. 그 결과 몇몇 염소와 개에서 랑야바이러스 항체가 존재했고 총 262마리의 땃쥐 중 27%에서는 랑야바이러스 RNA가 검출됐다. 모두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감염돼 있다는 의미다. 이는 땃쥐가 바이러스의 숙주라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나 땃쥐나 중간 동물로부터 직접적으로 감염되었든 간에 사람들이 어떻게 감염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굴리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땃쥐에게 퍼지고 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감염되는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치명률이 높지 않아도 이번 사례로 인수공통 감염병이 우리 삶에 영향을 주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세기 이후 발생한 신종 감염병의 60% 이상이 동물에서 유래했다.
연구팀은 “현재까지 감염 사례는 치명적이거나 매우 심각한 상태는 아니다”라며 “따라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을 검토한 호즈 시드니대의 에드워드 홈즈 교수(바이러스학)는 “특별히 이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지속적인 감시는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사람과 동물에게 새로 생겨나는 바이러스를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은 다른 동물에서 사람으로 전염될 수 있는 동물성 질병의 위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