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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Illustration by Yunji Kim (NAS Dubai Year 11)

by Jiwon Lee (Jumeirah College Year 11)

19세기에 들어서면서 인간은 아름다움만의 가치를 재발견하며, 인생에서 ‘미’를 최우선으로 두기 시작했다. 현재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아름다운 외모를 추구하고 있고, 보여지는 아름다움은 성공의 지름길이 되기도 한다. 우리는 외적으로 더 아름다워지기 위해 화장, 카메라 필터를 이용해서 사진을 찍으며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자신을 자랑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찍어 올리기도 한다. 이런 젊음과 아름다운 외모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는, 현재 외모지상주의의 시대에 살고 있다.

쾌락이란 우리가 욕망의 충족에서 느끼는 유쾌하고 즐거운 감정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화가 바질 홀워드는 도리언의 미모와 순수한 내적인 아름다움에 반해서 도리언의 초상화를 그려준다. 그러나, 지성과 미모를 둘 다 갖춘 순수한 청년 도리언은 쾌락주의자 헨리 워튼 경을 만나면서 나르시시즘에 빠진다. 도리언은 이 젊음과 아름다운 모습이 영원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영혼까지도 팔겠다고 하고, 그 뒤로 타락의 길을 걷게 된다. 이 소설에 쾌락은 육체적인 즐거움을 뜻하며, 심지어 범죄나 죄악이어도 쾌락을 주는 행위라면 도리언과 헨리 경에게 추구할 만했다. 도리언은 살인을 저질러도, 자신의 순결하고 귀족적인 겉모습에 사람들은 그의 실체를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그는 유미주의와 쾌락주의에 더욱더 빠지게 된다.

바질 홀워드와 헨리 워튼 경이 바라는 이상적인 삶은 달랐다. 바질은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내적인 아름다움을 더 중요시 여겼고, 헨리 경은 젊음과 아름다움이 주는 쾌락을 중요시하고 젊음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쾌락주의적인 삶을 이상적으로 생각했다. 헨리 경은 도리언에게 젊음은 유일하게 계속 간직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얘기하며, 쾌락의 세계로 이끌어서 영원한 젊음과 아름다움을 원하게 한다. 결국 그는 초상화를 보며 앞으로 늙어 갈 자신을 안타까워하며, 영혼까지 팔게 된다. 도리언은 젊음과 외모를 간직하는 반면, 초상화는 타락하고 악행을 저지를수록 점점 늙어가고 추악해졌다.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운 외모보다도 순수한 내면에 더 반한 바질이 파멸 또는 타락의 원흉이고 생각하고,  결국 충고하기 위해 찾아온 바질을 죽였다. 그 후, 초상화에 드러난 추악한 내면을 견딜 수 없었던 도리언은 칼로 초상화를 찔렀다. 그 순간 초상화는 다시 아름다운 젊음과 미모를 간직하고 있는 모습으로 변했고, 바닥에는 주름투성이의 몹시 야위고 역겨운 몰골의 남자가 죽어있었다. 

이 소설에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 거울하고 차단막의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모든 일의 원흉이었던 초상화는 도리언의 영혼을 상징한다. 그 이유는 자신의 외적인 아름다움을 얻는 대신 그림 속 자신이 대신 늙어 갈 수 있다면 영혼까지 팔 수 있다는 도리언의 바람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범죄나 죄악을 저지르면, 초상화의 모습이 바뀌고, 역겨움과 혐오감을 느낀다. 결국 초상화는 도리언의 내면을 비춘다. 그에 비해, 거울은 타인이 바라보는 자기 자신이고, 외적인 모습을 나타낸다. 거울이 깨지면 그 생명이 끝나는 것으로 짧고 빠른 청춘과 아름다움을 상징한다. 이 소설에서 도리언을 만나는 사람들은 그의 외적인 아름다움만 보고 그가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다. 행동이 아니라 재산, 외모 또는 권력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이것을 후광 효과라고 한다. 차단막은 마지막으로 도리언의 더럽혀진 영혼을 부끄러워하는 양심을 나타낸다. 그는 쾌락주의자지만, 자신의 악행에 대해 수치심을 갖고 있었고, 사람들이 변해버린 자신의 초상화를 들여다보는 것을 원치 않아서 항상 차단막으로 가려놓는다. 이것은 도리언이 자기 영혼의 타락에 대해 수치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의 의미는 다 다르겠지만, 외적인 아름다움보다 내적인 아름다움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사회의 사람들은 아직도, 또는 전보다 더 지나치게 외면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외모를 바꾸는 사람은 많지만, 자신의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외면적인 아름다움은 타고난 것이고 바꾸기 어렵지만, 내면적인 아름다움은 자신의 노력에 달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외면적인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이유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은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사람의 인격은 표정이나 인상 등을 통해서 쉽게 드러난다. 외모지상주의에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삶과 예술에 있어서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다시 한번 생각해야 봐야 할 문제다.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1891년 아일랜드의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장편 소설로 그가 추구했던 유미주의를 함축하고 있는 작품이다. 바질 홀워드는 잘생긴 젊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렸고, 그림을 본 도리언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자각하고 영혼을 팔아서라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싶어 한다. 우리 사회의 외모지상주의를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며, 청소년들에게 외면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내면의 아름다움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닫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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