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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소하는 코로나 확진자, 적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전문가가 지적한 코로나 확진자 집계의 함정

검사 체계가 잡아내지 못한 숨은 감염자 20만 명 예상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 / 김지연 기자] 지난 4일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예상했던 것보다 적은 확진자 수에 대하여 “최근 환자 발생이 다소 줄어들면서, 이전에 예상했던 25만 명보다 낮은 수준인 20만 명 이내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7월 가장 높았던 감염 재생산지수는 1.58이었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감염자 한 명이 바이러스를 옮기는 환자 수를 뜻하는데, 이 지수가 1 이상이면 유행이 확산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7월 31일부터 8월 3일까지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1.13이었다. 백 청장은 “3주간 매주 3배씩 환자 발생이 증가했지만, 지난주부터는 천천히 증가세가 감소하고 있다”라고 분석하며 코로나 감염병 유행이 다소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진 출처: 질병관리청>

하지만 감소 중인 환자 수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아직 안심할 때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엄중식 가천대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 집계 현황에 관해 방역망에 걸리지 않은 ‘숨은 감염자’가 많아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엄 교수는 “사실상 현재보다 2~3배 정도의 확진자가 나와야 하는데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며 “이런 경우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가 단기간에 증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인 김우주 교수 또한 검사 체계가 잡아내지 못했을 뿐 숨은 감염자가 2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병원 및 의원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PCR보다 정확성이 떨어지고 무료로 받을 수 있는 대상 또한 제한적이라는 점이 숨은 감염자 증가의 원인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정부 발표에서 확진자가 전망치보다 낮게 나타나는 경우에서도 숨은 감염자의 증가를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엄 교수는 “확진자가 낮게 나타난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라며 “지금처럼 확진자 발생이 이어진다면 확진자 수의 정점은 낮지만, 전염병의 유행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이상원 중앙 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 또한 “어느 정도 감소가 진행된 뒤에는 정체기를 맞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다음 겨울에 또 한 번 유행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방역당국 역시 확산 세가 줄어든다 해도 코로나19 퇴치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백 청장은 “천연두나 홍역처럼 거의 발생하지 않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코로나19는 그런 부분은 가능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독감처럼 유행기에 조심하고 비유행기에는 일상생활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도 몇 년은 걸리지 않을까 예상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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