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날에 먹는 삼계탕
[객원 에디터 3기 / 최상준 기자] 전국적인 기온 상승으로 한국의 각 지역은 매년 여름 역대급의 더위를 맞이하고 있다. 연중에 가장 덥다고 하는 삼복은 보통 7~8월에 집중되어 있다. 올해 초복은 7월 16일, 중복은 7월 26일, 말복은 8월 15일이었다.
복날은 앞으로 일어나고자 하는 음기가 양기에 눌려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이다. 복날이라고 할 때 ‘복’은 伏 (엎드릴 복) 자를 쓰는데,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있는 모습을 한 한자이다. 여름철의 더운 기운이 강하기 때문에 일어나지 못하고 엎드려 있는다는 의미로 여름의 더위가 가을의 서늘한 기운을 굴복시킨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다. 보통 절기를 기준으로 복날의 날짜가 계산되어 결정되지만, 초복, 중복, 말복은 24절기는 아니고, 풍습이다.
여름 중에서도 가장 더운 여름인 복날을 나기 위해서, 예부터 복날에 우리 조상들은 무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켜 주는 삼계탕을 즐겨 먹곤 했다.
삼계탕은 원래 계삼탕으로 불렸었다. 그 이유는 필수 재료인 닭과 인삼 중에서 닭이 주 재료였고, 인삼이 부 재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에 부 재료인 인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점차 인삼이 대중화되면서 단어의 순서가 바뀌어 삼계탕이 되었다.
그렇다면 하필 복날에 닭과 인삼이 들어간 삼계탕을 먹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여름에는 찌는듯한 더위로 인해 몸 밖은 뜨거운데 몸 안은 차가워지면서, 몸 안과 밖의 온도차로 대부분의 위장 기능이 약해진다. 이로 인해 몸의 기력이 쇠퇴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래서 닭과 인삼처럼 열을 내는 식재료로 만든 삼계탕을 먹으면서, 몸 안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어 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한다.
삼계탕은 여름철 보양식인 만큼 건강하게 먹는 것이 중요하다. 삼계탕을 건강하게 먹기 위해서는 주의해야 하는 식중독 균이 있다. 바로 ‘캠필로박터 제주니 (Campylobacter jejuni)’이다.
캠필로박터 제주니는 닭, 칠면조, 소, 돼지, 개, 고양이 등의 각종 야생동물 및 동물의 장 내에서 널리 분포하는 균으로 알려져 있다. 고기를 날 것으로 섭취하거나 덜 익어서 오염된 고기류, 조류와 같은 동물로부터의 배설물로 인해 빈번히 발생하는 식중독 균이다. 캠필로박터 제주니에 감염되면 복통, 발열, 설사 또는 혈변, 두통 및 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고 한다. 이와 함께 자연에 널리 퍼져있는 ‘살모넬라 (Salmonella. spp)’라는 식중독 균도 유의해야 한다.
여름철 보양식을 섭취하면서 식중독균을 피하기 위해서는 위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삼계탕을 안전하게, 그리고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교차오염 등의 원인으로 식중독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