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비장의 무기는 ‘겨울’
러시아, ‘에너지 공급 무기화’
독일,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 2단계 ‘비상경보’… 가스 공급 60% 축소
’‘올겨울 가스 수출 중단 가능성에 즉시 대비해야 할 것’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유럽 각국들이 러시아가 휘두르는 에너지 무기화로 인해 곤경에 빠졌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독일은 가스 부족 사태를 향해 가고 있다”면서 가스 비상공급계획 경보를 2단계인 ‘비상경보’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독일의 에너지 비상공급계획 경보는 조기, 비상, 위급 등 3단계로, 경보 단계의 상향 조정은 상황이 긴박해진다는 의미다.
또한, EU 27개국 중 10개 이상의 회원국들도 공급 위기에 대응하는 1단계인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부집행위원장은 ‘완전한 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길 위험이 어느 때보다 크다’며 ‘러시아가 에너지 공급을 무기화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자국이 요구한 가스대금 결제 방식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폴란드, 네덜란드, 핀란드 등 공급하는 가스 양을 이미 줄인 바 있다. 러시아는 발트해를 관통해 독일까지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을 60% 가까이 축소했다.
몇 달 후 겨울철 난방 성수기가 다가오지만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를 대체할 가스 도입처를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 감소는 유럽이 가스 저장고를 채우지 못하게 막아 겨울철에 영향력을 높이려는 목적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EU 국가들은 겨울철 난방 공급 충격에 대처할 수 있을 만큼 가스 저장량(현재 55%)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달 EU는 회원국에 가스 저장고를 80%까지 채우도록 요구하는 긴급법에 합의했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탈석탄 정책도 흔들리고 있다. 독일 경제부는 이날 전력 소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겨울을 대비해 석탄화력발전소 재가동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에너지 대책을 발표했다.
로베르트 하벡 독일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올해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한 비축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절대적 우선순위”라며 “석탄 사용에 대한 법률은 다음 달 8일 연방 상원에서 승인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벡 부총리는 “우리를 흔들고, 가격을 높여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EU집행위원회의 엘리나 바르드람 국제문제 및 기후 재정 담당 집행위원 대행은 한 포럼에서 “EU의 2030 및 205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변함없지만 우리는 일시적으로 석탄 사용을 늘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페이스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유럽은 올겨울 러시아가 가스 수출을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에 즉시 대비해야 한다”며 ‘가스 수요 감축과 원자력 발전소 가동 유지 등 적극적 조치를 취하라”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