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원숭이 두창, 또다른 전염병의 시작?

비풍토병 지역 29개국에서 보고된 원숭이두창 확진 사례는 1천 건이 넘어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정동혁 기자] 2022년 5월 6일을 기점으로 세계의 다양한 국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인간을 상대로 원숭이 두창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5월 20일에는 WHO에서 이에 대한 비상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다양한 대처가 이루어지고 있다. 원숭이 두창은 아프리카의 야생동물들 사이에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주로 동물들 사이에서 전파되지만, 접촉을 통해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다. 1970년대에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천연두 계열로 기존에도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의 형태로 지속되었다. 원숭이 두창의 증상으로는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이 있고 피부에 수포, 발진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중 몇몇 경우에는 중증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풍토병이었던 원숭이 두창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일까?

< 원숭이 두창 감염자의 피부- 출처: 질병관리청 >

과거에도 풍토병 지역을 제외하고 집단 감염 사례가 존재했다. 2003년에는 설치류를 통하여 미국에서 47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확산 사태는 위치와 환경이 다양한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1,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기에 많은 사람들과 학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영국 보건안전청은 이미 영국 내에서 지역사회 전파가 시작되었다고 보고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에서는 아직까지 원숭이 두창 환자나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원숭이 두창에 대한 감염병 위기경보를 관심으로 격상하였다. WHO에서는 원숭이 두창에 대한 전 세계의 위험단계를 2단계로 격상시켰다. 5월 22일 WHO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치명률은 3.6~10.6%에 이르며 잠복기는 6~13일 정도이다.

원숭이 두창은 제2의 코로나19 확산 사태를 초래할 수 있을까? 기존의 원숭이 두창은 야생동물 사이에서 전파되었고 감염된 동물과의 아주 밀접한 접촉을 통해서만 사람에게 전파될 수 있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원숭이 두창이 변이를 일으켰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영국 에든버러대 앤드루 람바우트와 아인 오툴 교수 연구팀은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최대 47개의 DNA 염기서열이 변화했다고 밝혔다. 염기서열 TT는 TA로, GA는 AA로 대체됐다. 이는 DNA의 돌연변이를 유도해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는 ‘APOBEC3’ 효소의 영향인데, 인체에 침투해 면역 체계와 싸우는 과정에서 변이를 일으켰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직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고, 원숭이 두창이 많이 확산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원숭이 두창은 RNA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안정적인 DNA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천연두와 유전적으로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기존의 천연두 백신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천연두 백신은 1900년대 후반까지 전 세계인 대부분이 접종했기에 지금의 노년층은 원숭이 두창에 감염될 확률이 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존재한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천연두의 종식으로 천연두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기 때문에 충분히 감염될 수 있다.

원숭이 두창 유행이 시작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와 예방 방법, 치료 방법이 명확하게 연구되지 못했다. 하지만 WHO와 관련 학계에서 이번 확산 사태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기에 빠른 시일 내에 관련 정보가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 빠른 대처와 예방을 통하여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찾아오지 않기를 기대한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