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목숨을 앗아간 ‘코로나19 강제 휴직’…산재 인정
강제 휴직·단축근무 반복하다 극단선택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업무상 재해로 인정
[객원 에디터 3기 / 김민주 기자] 4월 26일 서울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판정문에 따르면 2011년 대형 공연업체에 입사한 A 씨가 코로나19로 강제 휴직과 단축 근무를 반복하다 끝내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공연업계 근로자에게 산재가 인정되었다. 위원회는 A 씨가 세계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불가피하게 이뤄진 휴직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 업무상 사망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녀는 전북 전주시 한 공연장에서 공연기획과 공연장 관리 등을 하는 업무를 맡았다. 7년간 같은 업무를 이어온 A 씨에게 어느 날 사측은 수도권으로 자리를 옮기면 공연의 규모도 크고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인사 발령을 받았다. 그녀 역시 수도권에서 일한다면 자신의 능력을 한층 더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하여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2020년 무렵 코로나19 감염병 사태가 악화되면서 A 씨는 발령 넉 달 만인 2020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6개월간 무급휴직과 단축근무를 동료 직원과 번갈아 가면서 했고, 무급휴직 기간에는 급여의 50%, 단축근무 기간에는 급여의 80%를 지급받으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동료가 휴직하는 기간에는 A 씨의 업무량이 증가하고 인사 평가에서 낮은 등급을 받게 되며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 씨는 불안감과 우울감, 이명을 호소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한 실신까지 하였으며, 예정된 무급 휴직 기간이 끝나갈 무렵 또다시 연봉이 삭감된 단축근무 동의서에 서명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주거지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순환 휴직과 그로 인한 급여 삭감, 업무량 증가, 경제적 압박 등으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산재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