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항쟁 당시, 외신이 촬영한 전남도청 진압 후 모습 최초 공개
전(前) 아시아 월스트리트저널 기자, 노먼 소프씨 기증 200점 공개
계엄군 진입 직후 도청 내부 생생
[ 위즈덤 아고라 / 하민솔 객원기자 ] 1980년 5월 18일 민주화운동의 최후 결전이 벌어진 옛 전남도청의 참혹했던 내부 모습이 담긴 사진이 처음 공개된다. 그동안 계엄군 진압 직후 도청 안 모습에 대해 여러 증언이 있었지만 사진으로 확인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 사진에는 당시 옛 전남도청 내외 모습,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의 시위 모습 등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은 5.18 민주화운동 제41주년을 맞이해 5월 7일(금)부터 7월 31일(토)까지 옛 전남도청 별관 2층에서 특별전을 열고 노먼 소프(Norman Knute Thorpe, 전(前)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 씨가 기증한 5.18 관련 자료를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자료는 아시아 월스트리트 저널 노먼 소프 기자가 1980년 5월 23일부터 27일까지 현장에서 취재하고 촬영한 사진, 당시 출입증과 사용했던 카메라 등의 희귀 자료 200여 점이다.
공개되는 사진들은 1980년 5월 23일 당시 옛 전남도청 내외 모습과 24일 전남 목포역 광장에서의 시위 모습, 26일 광주 농성동 죽음의 행진,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 후 시가행진 모습, 계엄군이 재진입한 이후의 27일 옛 전남도청 내외부 모습들로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록한 자료들이다. 특히,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도청 진압 후, 오전 7시 30분경 외신을 대상으로 도청 취재를 허용해, 국내 언론은 오전 9시경 이후 취재가 허용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노먼 소프 기자가 가장 먼저 도청으로 들어가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은 진압 후의 상황을 유추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기록이다.
특별전시에서는 노먼 소프 기자의 현장 취재기록을 일자와 시간별로 정리한 사진과 관련 자료를 보여준다. 5월 27일 도청 진압 후의 시신 사진은 유족들의 동의를 구해 별도의 격리 공간으로 ‘특별영상실’을 설치하였고, 사망자의 위치와 성명, 시신 이동 장면 등을 영상으로 제작했다.
노먼 소프는 당시 전단지, 성명서, 외신기사 자료 등을 대한민국 정부에 기증하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대한민국의 민주화를 향한 길고 긴 투쟁의 일부분입니다. 앞 세대가 자유선거를 확립하고 민주주의를 꽃피우려고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지, 지금 젊은 세대가 배우고 진심으로 감사하길 바랍니다.”라고 기증의 취지를 밝혔다.
최초로 이 사진의 소재를 제보해준 이재의 5.18 기념재단 연구위원은 “당시 진압 작전 직후 도청 상황을 가장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향후 구(舊) 보안사 등 군 당국이 도청 현장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자료들도 조속히 공개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옛전남도청복원추진단 담당자는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공유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복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번 특별전을 마련했다.”라며, “기증받은 자료들은 보존 처리를 거쳐 영구 보존하고, 옛 전남도청 복원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최초 공개 주요사진 (총 4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