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 에디터 9기 / 이은율 기자] 2019년 12월, 국회는 공직선거법을 개정하며 선거 연령을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췄다. 이로써 대한민국에서도 고등학생 일부가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하게 되었고, 약 14만 명의 새로운 유권자가 생겼다.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부터 본격적으로 만 18세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는 청년 정치 참여의 전환점을 예고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도입된 지 5년이 지난 지금, 18세 유권자의 정치 참여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는지에 대한 물음은 여전히 남아 있다.
“투표하는 것 자체가 처음엔 부담스러웠어요.” 만 18세로 첫 투표를 경험한 김소현(가명, 18)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선거 관련 정보를 어디서 어떻게 얻어야 하는지 몰랐고, 후보자들이 내세우는 공약도 추상적이거나 청년과는 동떨어져 느껴졌다는 것이다. 정치가 너무 어렵고, 나와는 멀게 느껴졌던 경험은 다른 또래 청년들의 말에서도 반복된다. 최유진(가명, 18)은 “정치가 어른들만의 대화처럼 느껴졌다. 청년이 뭘 원하는지 진짜 궁금해하는 정당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청년 대상 공약이 많아졌음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특히 교육, 주거, 노동 등 청년의 삶과 직결된 문제에서 정책은 여전히 ‘청년을 위한’이 아닌 ‘청년에 대한’ 시각이 강하다는 비판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연령을 낮추는 것만으로는 청년 정치 참여를 확대할 수 없으며, 학교와 사회 차원에서 정치 교육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시민단체 정치개혁연대는 “18세 선거권은 청년의 정치 진입을 위한 첫걸음일 뿐, 실질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피선거권 연령 인하, 청년 후보 지원제도 등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들 스스로도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학과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청소년 모의투표, 청년정당 창당, 청년 후보 출마 등의 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SNS나 유튜브를 통한 정치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최근 유튜브 채널 ‘청정시대’에서는 18세 유권자들의 실제 투표 경험담을 다룬 영상이 화제가 되며, ‘우리 목소리도 정치가 듣게 하자’는 메시지가 청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이처럼 청년 유권자들은 제도적 장벽과 무관심 속에서도 자신들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18세 선거권은 단지 투표 한 장의 의미를 넘는다. 그것은 미래를 살아갈 세대가 현재를 바꿀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선언이다. 제도의 도입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청년의 정치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사회 전체의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 18세 청년들이 꺼낸 한 표가, 내일의 정치판을 조금씩 바꿔가길 기대해본다.
피선거권 : 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권리
유권자: 투표할 수 있는 사람
참정권 : 나라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