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억 살 최고령 블랙홀 발견과 그 의미는?
빅뱅 후 4억 7000만년에 생성
일반 블랙홀보다는 무거운 특성
[객원 에디터 6기 / 이채은 기자] 지난 6일, 미국 항공 우주국(NASA)과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관측소 소속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가장 오래된 블랙홀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빅뱅은 약 137억 년 전 발생했다.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132억 년 전 생겼으므로 천문 관측 사상 가장 오래된 블랙홀이다. 빅뱅이 시작된 뒤 약 4억 7,000만 년 이후에 생성된 것이다. 제임스웹 망원경은 이보다 2,900만 년 더 오래된 블랙홀 추정체를 발견했으나 아직 존재가 검증되지 않았다.
블랙홀은 “빛이 탈출할 수 없는 천체”로 모든 것을 빨아들이고 탈출할 수 없는 천체로 알려져 있다. 블랙홀은 태양보다 거대한 별이 수명을 다하여 폭발한 뒤 수축하면서 남은 천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15년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중력이 빛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린 이후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했다. 원시 블랙홀은 빅뱅 직후 팽창하는 동안 일부 물질의 밀도가 극에 달하면서 형성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랙홀의 존재는 엑스선을 통하여 관측했다. 1999년 NASA가 발사한 찬드라 우주망원경은 엑스선 감지에 특화되어 있다. 현재는 지구에서 13만 km 떨어진 우주에 떠 있다. 블랙홀의 나이 계산은 질량을 측정하고 관련된 정보를 조합해 역산하여 알아낼 수 있다. 질량은 엑스선의 밝기로 알아낼 수 있다. 더 밝은 엑스선일수록 질량이 무겁다.
또한 나이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중력 렌즈의 자연적인 도움을 받았다. 중력 렌즈는 강한 중력을 가진 천체가 주변의 시공간을 구부리면서 돋보기 역할을 한다. NASA는 지구에서 35억 광년 떨어진 아벨 2744 은하가 중력 렌즈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찬드라 망원경, 아벨 2744, 그리고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이 위치한 UHZ1 은하가 일직선에 놓여 있었다. 블랙홀에서 나오는 엑스선이 아벨 2744를 통과하여 원래 세기보다 4배 가까이 증폭되어 흐릿한 엑스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이번에 발견된 블랙홀은 해당 은하계에 존재하는 다른 별들의 총질량의 10~100%이다. 또한 태양의 최대 1억 배에 달하는 엄청난 질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번 블랙홀은 서서히 증가한 것이 아니라 애초에 거대하게 태어났다고 보고 있다. 이어서 이렇게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하기에는 정말 이른 시기이며 매우 놀랍다고 밝혔다.
이번 관측은 빅뱅 시점에 근접한 결과이므로 빅뱅 당시가 어떤 환경이었는지 그리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관측 정보들이 많을수록 우주 탄생 초기의 그림이 어땠는지 더욱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