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여성들을 위협하는 섭식장애
[ 객원 에디터 4기 / 김현정 기자] 예전부터 많은 젊은 여성은 아름다움을 갈망해왔다.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는 1020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은 다이어트를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정도가 지나치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뼈가 보일 정도로 앙상한 몸매를 지향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트위터와 같은 SNS를 통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함께 진행할 사람을 찾으며, 서로를 응원해준다. 이들을 찬성을 의미하는 ‘프로(Pro)’와 거식증을 의미하는 ‘아나(anorexia)’를 합쳐, 거식증을 찬성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프로아나 족’이라고 부른다.
국내 거식증 진료 인원은 2015년에서 2019년까지 16%나 증가하였다. 이 중 10대 여성은 14.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거식증을 앓는 이들은 비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비만이라 생각하며, 음식 섭취를 극도의 불안해하거나 공포감을 느낀다.
그렇기에 거식증 환자는 극소량의 음식을 섭취하려 한다. 실제 기사를 작성하며 ‘프로아나’라는 키워드를 검색한 결과 급식을 거르는 방법이나, 물만 마시며 2주를 버티는 방법을 행하며 극소량의 음식만을 섭취하려는 이들을 찾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음식을 섭취한 후 구토하는 ‘먹토’, 음식의 맛만 본 후 뱉는 ‘씹뱉’ 등의 비정상적인 섭취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극단적인 행동은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즉 거식증은 사망률이 15%나 달하는 질병으로 이 중 대부분은 심장병으로 인해 사망한다. 또한 청소년의 경우 저체중이 지속될 시 뇌 발달 저해, 감염질환 취약, 골다공증 등 전체적인 면역체계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특히 여학생의 경우는 생리불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어째서 이런 거식증 환자들이 증가하는 걸까? 전문가는 미디어의 영향을 원인으로 꼽았다. 미디어 속 연예인은 매우 마른 몸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매우 마른 몸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다이어트를 진행한다. 또한 조금이라도 몸무게가 늘어난 모습을 보이면 엄청난 인격적 비난에 시달리게 된다. 이러한 모습이 1020 여성들에게 잘못된 미의 기준을 심어줄 수 있다.
또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담은 영상이 알고리즘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상황도 원인이다. 특히 SNS를 통해 몸무게 감량에 대한 글을 접하면서 프로아나 족이 되고, 다시 타인에게 감량을 권장하는 글을 작성하여 더 많은 프로아나족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그들 주위의 환경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거식증 환자는 자존감이 매우 저하되어 있는 상태로, 아름다운 모습을 가져야만 중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 인식을 부수어야 한다. 특히 환자가 섭식장애를 겪게 된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주변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 환자의 식사를 관찰하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디어는 정형화된 미를 지속해서 사람들에게 주입하는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 특히 유튜브나 트위터처럼 젊은 여성이 쉽게 접하는 플랫폼의 경우 해로운 효과를 미칠 수 있는 게시물들을 미리 차단하는 등의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른 몸매는 아름다움의 기준 중 하나가 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미 그 자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을 해치면서까지 아름다워져야 할까? 그들은 어쩌면 외모지상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가 아닐까. 앞으로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기준을 지양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