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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60만원’ 휴지조각된 리라화…’형제의 나라’ 터키에 무슨일이

리라화 가치 올해 들어 38% 하락

에르도안 정부, 인플레이션에도 기준 금리 인하 압박
경제 위기에 국민들 불만 커져

Illustration by Taeho Yu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터키 리라화 가치가 38%로 하락하며 또다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리라화 가치의 지속적 하락으로 물가 상승이 극심해지고 있으나, 에르도안 정부는 가치 하락 유발 요인으로 지목되는 기준금리 인하 압박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리라화 가치는 1달러 당 10.45달러로 떨어졌다. 리라화 가치 하락은 터키 중앙은행이 이번 달에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 때문이다. 터키 중앙은행은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상황이었던 지난달에도 기준금리를 18%에서 16%로 내렸다.

리라화는 올해만 해도 28% 하락해 기업들의 수출에는 도움이 되고 있지만 급격한 물가상승을 일으켜 시민들의 삶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달 터키 공식 물가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89%로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터키 중앙은행 목표치인 5%의 4배에 육박하는 상승률이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리지만, 에르도안 대통령과 여당은 이슬람을 기초로 고금리에 반대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 2019년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던 무라트 체틴카야 당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는 등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인사들을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해왔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 정책을 통해 투자와 수출을 늘리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려는 생각 때문으로 해석된다. 터키 중앙은행은 ‘금리가 인하되면 터키의 만성적 경상적자를 없애기 때문에 터키 급락과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안정화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경제 위기에 대한 터키인들의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스탄불 경찰은 24일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55명을 체포했다. 이날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정부 퇴진” 구호를 외치면서 정부의 경제 위기 대처 능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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