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10대를 노리는 마약, 이대로 괜찮은가?

< Illustration by Hae jin Choi (최해진) >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윤 기자] 현재 일부 마약은 태국, 미국 일부 주, 캐나다, 조지아 등, 세계 몇몇 국가에서 합법화가 되면서 예전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 함께 마약도 진화하면서 오랜 세월 동안 마약 청정국으로 자부하던 우리나라도 이제 그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불과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서도 심각한 마약실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11월 (2022년) 10대 마약사범은 454명으로 2017년 한 해 동안 집계된 119명보다 3배 이상인 335명 늘었다. 또, 20대 마약사범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5,335명으로 2017년 2,112명 보다 무려 3,223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이제 마약 청정국인 아닌 마약 위험국이다. 

무엇보다 마약이 10대 청소년에게 위협을 주고 있다. 입시의 압박과 인간관계 등의 불안감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보통 학생들이 마약을 호기심으로 시작하여, 그들을 영구적인 중독과 각종 합병증으로 이끈다. 하지만 단 한번의 투약이 뇌에 깊이 각인되기 때문에 사실상 완치가 어렵다. 

10대 마약이 증가한 원인은 바로 청소년이 마약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로 어떻게 구하는지, 누구한테 사는지, 어떻게 투약하는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로 인해, 마약 관련 정보가 인터넷상으로 빠르게 전파되고, 이는 곧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10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게 된다. 또, 청소년들은 ‘텔레그램’으로 또래집단끼리 마약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소통하면서 정보가 빠르게 퍼진다. 몇 백 명 단위가 넘는 사람들이 대화중인 은밀한 텔레그램 마약방은 청소년들에게 마약 종류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레드불, 앤트맨, 아이스, 사탄’ 등 음료수의 이름이나 캐릭터의 이름으로 지칭하고 친근하게 다가온다. 마약 거래 과정도 거래 흔적이 쉽게 적발되지 않는 가상화폐로 결제하고, 마약을 공급을 할 때도 비대면으로 약속한 장소에 전달하는 ‘던지기 수법’으로 전한다.

최근 신종 마약은 이제 어떻게 화학구조를 바꾸느냐에 따라 소변 검사로도 검출이 되지 않게 진화하고 있다. 화학구조를 개조하여 만든 신종 마약을 합성 마약이라고 하며, 이는 대마초의 환각효과를 나타내는 THC 성분을 화학적으로 제조해 전자담배처럼 액상 형태나 다른 형태들로 필 수 있는 구조이다. 합성 마약 거래 과정 중에는 신분증 검사는 하지 않기 때문에 10대 청소년들도 돈만 있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합성 대마는 일반 대마에 비해 3-4배 강력하다. 또한, 합성 마약이 인기는 화학성분을 바꾸면서 신종 마약을 만드는 ‘디자이너 디럭’ 직업까지 생길 정도로 많다. 그렇다보니 2023년 합성 대마 적발된 추이는 2017년 대비 121배 이상 증가했다. 현재 한국에 있는 합성 마약은 대부분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 등 동남아에서 대부분이 값싸게 유입된다. 특히 태국 현지는 길거리에서 필로폰은 물론 케타민 같은 마약도 쉽고 싸게 구할 수 있어 마약사범들은 신종 마약을 국경을 넘어 한국으로 밀수한다. 한편, 식약처는 급격히 증가하는 마약 종류 성분을 검사해서 신종마약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약 6개월이 걸리고 이렇게 등록된 마약만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 유입되는 신종마약을 바로 처벌하기엔 속수무책이다.

지난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수 사건이 발생해 전국을 놀라게 하였다. 평범하게 학원을 다니는 학생들이 마약상인들의 타깃이 되어 무료 시음회를 가장해서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음료를 섭취했기 때문이다. 사실 음료에는 필로폰 10g을 우유와 섞어서 필로폰 음료를 만들었고, 이에 마약사범들은 학부모들에게 학생들이 마약을 먹었다며 협박한 사건이다. 일각에서는 ADHD치료제가 일부 수험생에게 남용되고 있는 현실을 악용한 범죄라고 말한다. ADHD 치료제는 의사의 진료와 처방 없이는 구입할 수 없지만 그동안 수많은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공부를 잘하게 하는 약이라며 남용되고 있었다. 공부 관련 약들에 노출되면서 대치동 학생들은 마약사범들이 집중력 향상 음료를 가장한 마약음료에도 쉽게 다가간 것이다.

한국 10대 마약은 나라의 미래를 바꿀 수 있을 만큼 지금 시점에서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초기에 예방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하는데, 우선 상품 이름에 ‘마약’을 붙어 넣는 마약 마케팅을 없애야 한다. 특히 10대 청소년들은 마약에 대한 위험을 인지하지만 ‘마약 음료’, ‘마약 베개’가 같은 단어들을 계속 들으면서 마약에 대한 위험성 인식이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호기심이 생기면 마약을 접근한다. ‘마약’이라는 단어 자체를 검색하지 못하도록 국내 대형 온라인 쇼핑몰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 검색어를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또한, 마약에 대한 예방교육이 중요하다.  미국에서는 유치원 때부터 아이들한테 약물 남용 예방교육을 하는데 ‘(JUST) SAY NO’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누가 ‘마약’을 외치면 ‘NO’라고 거절하는 훈련이다. 반면, 한국은 아직 마약에 대한 예방교육이 활발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서울 초등학교 중 마약에 대한 교육을 아예 하지 않은 학교는 420여 곳이 넘었고, 예방교육 학교 중에도 전문 강사로 자료의 부족으로 실효성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모든 학교가 국가에 의해 강제적으로 확실한 마약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제정해야 하며, 마약 수사 투자와 마약사범들의 처벌과 같은 부분에선 정부의 금전적 지원도 필요하다. 또한, 처벌도 강화해야 하지만 치료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2022년 청소년 마약 사범은 5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지만, 정작 치료를 받은 청소년은 481명 중 26명뿐이다. 미성년자 마약사범은 계속 증가하지만 마약중독 치료의 비율은 점점 줄어들면서 청소년 마약 중독자가 증가하게 되고, 이는 곧 한국 사회에 마약 악순환을 만들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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