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트럼프가 그린란드에 욕심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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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원 에디터 8기/정동현 기자] 미 의회 전문매체인 더힐(THEHILL)은 지난 1월 24일(현지시각) 트럼프 미 대통령이 덴마크의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와의 통화에서 그린란드와 관련해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적극적인 매수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두 사람은 1월 15일 통화를 했는데 약 45분간의 통화를 통해 덴마크에 관세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프레드릭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그린란드는 매각의 대상이 아니며 그린란드의 독립은 그린란드가 직접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편 대통령 취임 후 있었던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흡수하려는 의지를 재차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매수의사를 밝히는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큰 가치를 봤기 때문이다.
우선 지정학적으로 잘 알려진 바와 같이 그린란드는 북극해와 대서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로, 북극 지역에서의 군사적 및 안보적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1월 23일 자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하는 것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자유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그린란드에는 미국의 툴레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어, 북극에서의 군사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미국은 과거에도 그린란드 구매를 시도한 바 있다. 지난 1월 1일 스탠퍼드대학 역사학과 소식지에 따르면 1946년 미국은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각에 1억 달러를 제안했으나, 그린란드 매각에 대해 덴마크가 이를 거부하였다고 전했다. 알래스카 매입과 같은 성공 사례처럼, 트럼프는 그린란드의 가치 또한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이러한 역사적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매입이 미국의 영토 확장과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린란드는 무엇보다 자원의 문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린란드는 희토류(稀土類, Rare Earth Elements, REEs)를 포함한 풍부한 광물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산업과 군사 기술에 필수적인 자원 확보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희토류는 주기율표의 17개 화학 원소의 통칭으로, 스칸듐(Sc)과 이트륨(Y), 그리고 란타넘(La)부터 루테튬(Lu)까지의 란타넘족 15개 원소를 말한다. 이들을 묶어 희토류로 통칭하는 이유는 서로 화학적 성질이 유사하고 광물 속에 그룹으로 함께 존재하기 때문이다. 희토류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으나, 불안정 원소인 프로메튬을 제외하면 지구의 지각에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분포하고 있으나, 광물 형태로는 희귀한 원소이다.
지난 1월 13일 뉴요커에 다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자원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데, 특히, 희토류는 전자제품과 군사 장비에 필수적인 소재로, 그린란드의 자원 개발은 미국의 산업과 안보에 큰 이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았다. 희토류는 17개의 화학 원소(란타넘족 15개 원소 및 스칸듐, 이트륨)로 구성되며, 현대 기술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어 과학적 관점에서 희토류는 그 의미가 크다. 전 세계 무역과 경제 데이터 지원하는 데이터 플랫폼인 OEC 기사에 따르면 희토류의 중요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전자기적 성질과 활용적 차원에서 희토류 원소는 중요하다. 강한 자기적·광학적·전기적 특성을 갖고 있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된다. 희토류 원소의 일부분인 네오디뮴(Nd)과 디스프로슘(Dy)은 초강력 자석(네오디뮴 자석) 제작하는 데 사용되며, 전기차 모터, 풍력 터빈, 하드디스크 등에 필수적이다. 또한 유로퓸(Eu)과 터븀(Tb)도 디스플레이, 레이저, LED 조명 등에서 형광체로 활용된다.
2. 반도체 및 배터리 기술에서 중요하다. 희토류는 반도체 칩과 고성능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데, 이트륨(Y), 가돌리늄(Gd), 루테튬(Lu) 등은 반도체 회로에서 열 저항을 높이는 데 사용된다. 란타넘(La)과 세륨(Ce)의 경우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높이는 촉매제로 활용된다.
3. 군사 및 우주 산업에서 그 의미가 중요하다. 희토류는 스텔스 기술, 미사일 유도 시스템, 레이더, 위성 통신 등에 필수적이다. 사마륨(Sm)은 군사용 마그네틱 센서와 미사일 유도 시스템에 사용되며, 이트륨-바륨-구리 산화물(YBCO)은 초전도체 개발에 활용되어 고효율 에너지 전송 기술에 기여한다.
4. 환경 친화적 기술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희토류는 친환경 에너지원(태양광·풍력) 및 전기차(EV) 개발에 필수적이다. 풍력 터빈의 발전기에는 네오디뮴(Nd), 전기차 배터리에는 란타넘(La)과 니켈-금속 수소화물(NiMH) 전지가 사용된다. 또한 촉매제로 쓰이는 세륨(Ce)은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는데 필수적이다.
5. 희소성과 공급망 문제 또한 중요하다. 희토류는 지구상에 널리 분포하지만, 경제적으로 채굴 가능한 매장지는 제한적이다. 현재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60~7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미국과 유럽 등은 중국을 대체할 공급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그린란드는 희토류가 풍부한 지역으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희토류는 전자, 배터리, 군사, 우주, 친환경 산업 등 현대 기술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는데, 특히 전기차 및 재생 에너지 확산과 함께 희토류 수요는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글로벌 기술 경쟁의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그린란드와 같은 새로운 희토류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경제적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강한 거부를 받고 있으나, 이는 미국의 북극 및 글로벌 전략에서 그린란드가 갖는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