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흔들리는 ‘빅뱅이론’

‘빅뱅이론’을 흔드는 우주 연구들

< Illustration by SeungHye Jung 2006(정승혜) >

[객원 에디터 7기 / 정서영 기자] 현재는 약 138억 년 전 대폭발(빅뱅)을 통해 우주가 탄생하였고 우주는 점점 팽창하고 있다는 ‘빅뱅이론’을 가장 유력한 이론으로 삼고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한 현대 표준 우주론이 흔들리고 있다. 천문학자들이 우주를 관측한 결과 기존의 우주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관측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표준 우주론의 유효기간이 사실상 끝난 것이라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왕립학회에서는 4월 15~16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표준 우주론 모델에 도전하다’라는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최근 관측된 결과들이 현대 표준 우주론과 맞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며 기존 이론들에 의문을 제기하려는 학자들이 영국왕립학회에 모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제임스 피블스 미국 프린스턴대 명예교수 등의 천문학자들이 참석하였다. 

현재 표준 우주론 모델인 ‘람다 차가운 암흑물질(LCDM) 우주론’은 138억 년 전 대폭발인 ‘빅뱅’을 시작으로 우주가 급격하게 팽창하여 어떻게 진화하였는지 설명하고 있다. LCDM에 따르면 우주에는 물질과 아직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암흑물질, 암흑에너지가 존재한다. 물질과 암흑 물질은 우주의 팽창 속도를 늦추지만 암흑에너지는 우주 팽창을 가속한다. 이를 보고 손우현 한국 천문연구원 (KASI) 이론 천문센터 연구원은 “표준 우주론 모델은 그동안 관측 데이터와 잘 맞아떨어져서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회의 중에서는 표준 우주론으로 설명되지 않거나 표준 우주론과 맞지 않는 연구 사례들이 주로 소개되었으며 우주 관측 기술이 발전하고 연구 규모가 커지면서 도출된 연구 결과들이 표준 우주론과 조금씩 엇박자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참여한 국제공동 프로젝트 ‘암흑에너지 관측 프로젝트(DESI)’ 연구팀도 최근 1년 치 연구 성과를 발표하였다. 연구팀은 암흑에너지가 고정값이 아니라 시간에 따라 변하는 값일 확률이 약 95%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우주론에 의문을 제기한 과학자들은 아직 연구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한다. 리스 교수는 “JWST를 활용해 허블상수를 측정한 두 연구는 기존 연구에 비하면 작은 규모”라고 말하며 “아직 JWST 데이터에서 결론을 도출하기는 너무 이르다”라고 밝혔다. DESI 연구팀도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해야 새로운 우주 모델을 만들어야 할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엘레오노라 디 발렌티노 영국 셰필드대 수학 및 통계학부 연구원은 “현재까지 최소 500개의 새로운 우주론 모델이 제안됐지만 모든 관측값과 양립할 수 있는 이론은 아직 없다”라고 말했으며 프리드먼 교수는 “표준 모델이 어디서 무너지는지에 대한 탐구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