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조직세포 이용한 3D프린팅으로 귀 이식 첫 성공
플라스틱이나 금속 재질이 아닌 환자 본인의 세포 활용
미국 바이오기업 3D바이오쎄라퓨틱스
소이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제조업 민주화’로 일컫는 3D프린팅 기술이 인체조직까지 만드는 세상이 되었다. 미국 의료팀이 환자 본인의 조직을 활용한 3차원(3D) 바이오 프린팅 기술로 인간의 귀를 재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3D 바이오프린팅은 살아 있는 세포를 원하는 형상으로 쌓아 올려 조직이나 장기를 제작하는 기술이다. 특히 조직을 재생할 수 있는 소재 (바이오 잉크) 제작 기술과 프린팅 과정에서 세포를 보호하고 분화를 유도할 수 있는 기술이 3D 바이오프린팅의 핵심이다.
로이터통신은 2일 소이증을 앓고 있는 20대 여성이 자신의 세포로 만든 3D 프린팅 귀를 이식받았다고 보도했다.
재생의학 분야 바이오테크 기업 3D바이오쎄라퓨틱스는 “자신의 세포로 3D 프린팅 된 귀는 연골 조직을 지속적으로 재생해 자연스러운 귀의 모양과 느낌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식 수술의 기술적인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아 외부 전문가가 기술에 대해 평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3D바이오쎄라퓨틱스측은 “미국 규제기관이 시험 설계를 검토하고 엄격한 제조 표준에 따라 이뤄졌다”며 “연구가 완료되면 의학 저널에 데이터와 논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우리노보'(AuriNovo)라 불리는 이 시술은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위치한 선천성 소이증 연구소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현재 1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식이 실패하거나 예상치 못한 건강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환자 본인의 세포를 활용했기 때문에 새로운 귀 이식이 거부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낮다.
3D 바이오가 이번 이식 수술에 성공하기까지는 7년이 소요됐다. 외과의사가 여성의 소이에서 연골 0.5g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뒤 3D 바이오로 보낸 뒤 연골 세포를 조직 샘플에서 분리하고 배양해 수십억 개의 세포로 증식했다.
3D 바이오 연구진은 배양된 세포와 인체에 안전하고 모든 소재를 무균 상태로 유지하는 콜라겐을 결합해 ‘바이오 잉크’를 만들었다. 그런 뒤 콜라겐을 주사기를 통해 특수 3D 바이오 프린터로 삽입하면 프린터는 노즐에서 일정하고 얇은 흐름으로 분사하면서 환자의 정상 귀의 모양을 복제한 모양대로 인공 귀를 만들었다.
이를 환자의 턱뼈 바로 윗부분 피부 아래에 이식했다. 현재 이식된 3D 프린팅 귀는 생체 적합성, 모양 일치, 모양 유지를 평가하는 단계다.
선천성 소이증 연구소의 설립자인자 책임자인 아르투로 보닐라는 성명을 통해 “국내와 전 세계 소이증 어린이 수천 명을 치료한 의사로서 이 기술이 소이증 환자와 가족들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영감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우리노보 임플란트 시술은 재건을 위해 늑골에서 연골을 채취하는 방법보다 덜 침습적인 시술”이라며 “다공성 폴리에틸렌(PPE)으로 만든 귀보다 더 유연한 귀를 만들 수 있다”라고 장점을 설명했다. 침습적 시술이란 체내로 들어가거나 또는 신체의 절개나 관통이 필요한 시술을 뜻한다.
매년 미국에서 태어나는 아이 중 약 1500명은 소이증 또는 외이가 없는 무이증이다. 현재 3D 바이오가 진행 중인 임상시험에서는 6세~25세 11명이 지원했으며 이들은 임상시험을 위한 귀 이식 수술 후 5년 동안 추적연구에도 참여한다.
3D 바이오프린팅 기술은 이뿐만 아니라 코나 가슴 재건, 무릎 부상, 어깨 회전근개 파열 등 연골과 관련된 부위에도 사용될 수 있어 다양한 의료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2020년 7월 안구 함몰 환자에게 3D 프린팅 기술로 맞춤 제작한 인공뼈를 삽입하는 수술이 성공했으며 교통사고로 두개골이 손상된 청년의 두개골 재건 수술 또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성공했다.
3D 바이오는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앞으로도 간이나, 신장, 췌장과 같은 훨씬 더 복잡한 중요 장기를 만들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