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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發…물류 대란 위기로 다시 휘청이는 세계경제

국제유가 최고치 경신

후티 반군 공격에 해운사들 홍해 루트 포기

기후변화에 전쟁여파까지 겹쳐 막혀 버린 바닷길

<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 장수빈 기자] 지난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될 때부터 전 세계는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걱정과 우려를 금치 않았는데, 이러한 우려했던 일이 마침내 현실로 다가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가자지구에서만 진행된 것이 아니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수단 사이에 길쭉하게 자리 잡은 해협인 홍해까지 전쟁의 여파가 이어졌다. 홍해 북쪽에는 이스라엘의 항구가 있고, 홍해의 남쪽에는 예멘이 있다. 이스라엘로 들어가는 물자를 막기 위해 홍해의 출입구를 중동에서 친이란⋅반미국 세력인 예멘의 반군 후티가 공격하고 나섰다. 그러나 문제는 이스라엘에게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홍해 북쪽의 끝에 있는 수에즈 운하는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상 물류에 매우 중요한 길이지만 이곳이 막힌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주요 항로 중 하나이자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 역시 이상기후의 여파로 인한 가뭄으로 수위가 하락하였고, 선박의 통행량이 제한된 상태이다. 선박들은 차선으로 10일 정도 더 걸리지만 운하 통과 시 병목 현상이 없는 수에즈 운하를 대체 항로로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차단된 것이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뒤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은 최소 23차례에 이른다. 안전을 위해 해운사들은 홍해 항로를 포기하고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졌으며 물가와 유가상승이 초래되었다.

지난 31일에는 홍해를 지나던  덴마크 민간선 ‘머스크 항저우호’로부터 긴급 구조요청을 받은 미군이 직접 군사대응에 나서 후티 반군과의 직접 교전이 발발하였다. 반군의 선박이 구두 경고를 한 헬기를 향해 발포하자 미 해군 헬기가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였으며, 4척의 반군 선박 중 3척을 침몰시켰다. 이 교전으로 반군 10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중부사령부가 발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미국은 후티와의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미국 ABC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했다. 영국 역시 후티 공격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미국의 본격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해운사 머스크를 비롯해 선사들은 대부분 아프리카로 우회하는 등 다른 항로를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배송비와 배송기간이 길어져 해상운임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홍해를 통과해 수에즈 운하로 이어지는 항로가 전 세계 컨테이너선 물동량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데, 항로가 막히게 되면서 운임을 떠나 화물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지 그 여부가 더 큰 문제이다. 교전이 장기화될 경우, 항공 화물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으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고군분투 중이다.

앞으로도 물류 사태가 계속된다면 글로벌 경제에서 큰 타격을 피하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 2년 간 전 세계의 물가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물가가 진정화 되어가고 있는 국면에 다시 국제유가와 가스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물류대란으로 인해 불가피한 물건 가격의 상승이 초래된다면, 금리를 내리는 시점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안타깝게도 다시 한번 경제의 휘청임에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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