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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기술 딥시크, 각국의 대응과 규제

< Illustration by Serin Yeo 2008(여세린) >

[객원 에디터 8기 / 우성훈 기자 ] 딥시크는 오픈 웨이트 방식으로 개발된 AI 모델로, 챗GPT와 유사한 자연어 처리 기능을 제공하지만 성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딥시크는 기존 AI 모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강력한 성능을 구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딥시크-V3 개발 비용은 557만 6000달러(약 78억 8000만 원)로, 이는 메타의 라마(Llama) 3 모델을 훈련하는 비용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딥시크는 엔비디아의 저렴한 H800 GPU를 활용하여 AI 모델을 훈련했으며, 기존 모델의 미세 조정을 최소화하고 강화 학습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절감했다. 

이러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은 AI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특히 미국의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기업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5년 1월 27일, 뉴욕 증시에서 ‘딥시크 충격’으로 반도체 관련 주식이 일제히 급락했으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846조 원이 증발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16.97% 폭락하며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는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이던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더 이상 필수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설립된 AI 스타트업으로, 빠르게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딥시크의 설립자인 량원펑은 1985년생으로, 중국 광둥성 출신이다. 그는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후 2015년 대학 친구들과 함께 ‘하이 플라이어’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이 펀드는 딥러닝 기법을 활용한 컴퓨터 트레이딩으로 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후 AI 연구소를 운영하다가 독립적인 회사로 딥시크를 창업했다.

딥시크의 연구팀은 중국 최고의 대학 출신 젊은 인재들로 구성되었으며, 기술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채용 방식을 통해 혁신적인 AI 모델을 개발했다. 또한, 딥시크는 2019년부터 AI 칩을 비축하며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준비해 왔다. 2023년 11월, 첫 번째 오픈소스 AI 모델인 ‘딥시크 코더’를 발표한 후, 2024년 5월에는 ‘딥시크-V2’를 공개하며 AI 시장에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딥시크는 최근 정보 보안, 사생활 보호, 범죄 예방 등의 이유로 다양한 규제를 받고 있다. 각국 정부와 규제 기관은 사회적 신뢰와 법적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이 기술의 남용을 제한하고 있고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딥시크는 개인의 얼굴이나 음성을 변조하여 허위 정보를 퍼뜨릴 위험이 있으며, 이는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도 규제를 하고 있다. 또한, 정치적·사회적 안정성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 가짜 뉴스나 허위 영상이 여론을 조작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는 이유도 있다. 

더불어, 저작권 보호와 관련하여 딥시크 기술을 이용한 무단 콘텐츠 사용은 법적 분쟁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플랫폼 기업들도 자체적인 규제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예를 들어서, 미국 정부는 딥시크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 해군은 군인들에게 딥시크를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으며, NASA와 텍사스 주정부 역시 공공기관에서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딥시크가 중국 정부에 데이터를 유출할 가능성이 높으며, 보안 취약점이 많아 해커들에게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중국에 불법적으로 유통될 가능성을 조사하며,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싱가포르를 경유한 불법 반도체 수출 의혹이 제기되면서 미국 정부는 AI 기술과 반도체 수출 통제를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 보호기관 가란테는 딥시크의 개인정보 사용 방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지난 1월 29일부터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서 해당 앱을 차단했다. 가란테는 딥시크 측에 사용자 데이터 처리 방식에 대한 질의서를 발송하며, 데이터가 중국 내 서버에 저장되는지 여부 등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영국 정부 역시 딥시크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피터 카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장관은 “딥시크의 규모와 영향력을 면밀히 조사하고, 적절한 규제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의 국가정보자유위원회와 독일 당국도 딥시크의 데이터 보호 방식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며,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는 유럽연합 정보보호 규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국에서도 딥시크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기관과 금융권은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문제를 이유로 딥시크 사용을 차단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사내 업무에서 딥시크 이용을 금지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딥시크 본사에 개인정보 수집 및 처리 절차에 대한 공식 질의서를 발송하며 규제 검토에 나섰다. 이러한 조치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AI 기술의 보안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국제적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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