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도파민의 모든 것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 (정연이)>

[객원 에디터 5기 / 구아윤 기자] 어떤 한 생명체라면 움직임이 존재한다.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행동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뇌에서 조절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뇌에서 행동을 조절하고, 뇌는 어떤 기능을 할까? 

뇌? 

뇌는 신체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이다. 뇌는 본능적인 생명 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여러 기관의 거의 모든 정보가 뇌에 모이고, 뇌에서 여러 기관으로 활동이나 조정 명령을 내린다. 뇌는 연합뉴런으로 이루어져 자극의 처리와 가공을 담당하므로 중추신경계로 분류한다. 이것을 이루는 주체는 신경 세포이다. 뇌는 크게 대뇌, 간뇌, 소뇌, 연수, 척수, 중뇌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의 역할이 모두 다르다. 이 기사에서 다룰 부분은 바로, 이 뇌로 전달되는 신경전달물질 중에 하나인 도파민이다.

도파민이란?

도파민이란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이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 중에 신경회로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유명하다. 도파민 신경세포는 예상보다 큰 보상이 주어질 때 발화해서, 예상보다 큰 보상이 주어지는 행동을 실행하고, 나중에도 이 행동을 실행할 확률이 높아지도록 이끈다. 그래서 도파민은 어떤 행동을 할지 선택하고, 학습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학습된 활동을 오해 반복하면 습관이 되는데 도파민은 습관의 형성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러나 1957년에 런던 근교의 런웰 병원 연구실에서 발견된 뇌 속 화학물질, 도파민은 처음에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화학물질의 체내 합성을 돕는 물질 정도로만 여겨졌다. 이 화학물질이 인간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면서 도파민에 대한 인식은 달라지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도파민이 활성화될 때마다 쾌감을 느꼈다고 하고, 이 세포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를 만들어내는 뇌세포의 수가 오직 0.0005%, 즉 2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소량의 비율을 차지하지만, 사람의 행동을 크게 좌지우지하는 이 화학물질은 ‘쾌락 분자’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고, 이 도파민을 활성화시키는 뇌의 회로는 보상회로라 불리게 되었다.

도파민과 중독

도파민이 쾌락 호르몬인 만큼 마약과 연관성이 깊다. 마약이 뇌를 망가뜨리는 원리를 따라가 보면 그 시작에는 도파민이 있다. 뇌 속 도파민 수치가 올라가면 사람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특정 대상에 몰입하게 되고 흔들림 없이 하나의 목표에 집중한다. 문제는 마약을 했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뇌의 피질에서 선조체로 도파민 등의 신경 정보가 전달되는 ‘쾌감 회로(보상 회로)’가 왜곡되기 시작한다. 또 기쁨을 느끼려면 도파민이 신경세포에 있는 도파민 수용체와 결합해야 하는데 도파민 양이 과도해지면 이 수용체들이 결합을 하지 않고 숨어버린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몸이 일부러 수용체 수를 줄이기 때문이다. 결국 같은 수준의 쾌감을 느끼기 위해 더 많은 도파민이 필요해지고 이로 인해 중독자들은 마약 투여량을 더 확대하게 되는 깊은 악순환의 수렁에 빠지게 된다. 

도파민으로 치료하기?

도파민이 미치는 영향으로 위에서 봤던 중독과 같은 부정적인 부분도 존재하지만 모두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도파민이 쾌락 호르몬인 만큼 어떤 질병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일단 초기 파킨슨병에서 도파민 효능제를 사용할 경우 이상운동증의 발생률이 낮아질 수 있다. 또한 레보도파의 사용의 지연으로 증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다소 불편을 느끼는 비교적 나이가 젊은 초기 환자에서 단독요법이나 셀레 질린, 아만타딘 혹은 항콜린제와 함께 투여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레보도파를 사용해야만 임상적 호전이 관찰되는 환자에게는 레보도파의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하여 도파민 효능제를 함께 투여한다. 파킨슨병 이외에는 심근경색, 외상, 내독성패혈증, 수술 후 신장애 만성심 대상부전증(우혈성 심부전)으로 인한 쇼크, 핍뇨, 무뇨증, 심박출량 감소로 인한 저혈압 등이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도파민 효능제 중에 주사용 약물인 아포모르핀은 우리나라에서는 사용을 못 하고 있다. 

이렇듯 도파민은 사람의 행동을 결정하는 쾌락 호르몬이다. 도파민을 사용하는 데에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쾌락을 많이 느끼기 위해 사용되는 마약성 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다. 도파민으로 인한 마약 중독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치료 방법이 개발되어 사람들의 마약중독을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이렇게 영향력이 큰 도파민으로 치료할 수 있는 질병 질환 등을 더 알아내 도움이 된다면 의학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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