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 에너지 상용화는 언제 가능할까?
핵융합 에너지가 상용화 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도 전력 공급계약 체결
[객원 에디터 5기 / 김지연 기자]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서 일어나는 핵융합과 유사한 반응을 지구에서 인공적으로 일으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이다. 이는 원자력 발전보다 더 많은 양의 에너지를 생산하면서도 방사성 물질 오염의 위험이 거의 없어 차세대 청정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인류는 핵융합 기술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지 못했다. 핵융합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섭씨 1억℃ 이상의 초고온 상태를 오랫동안 유지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막대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양의 전력을 생산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가 5년 뒤부터 핵융합으로 만든 전기를 사서 쓰겠다는 전기공급 계약을 맺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계약을 맺은 곳은 미국의 한 스타트업 ‘헬리온 에너지’다. 지난달 5월 10일 맺어진 이 계약은 2028년부터 헬리온 에너지가 핵융합 발전을 시작하고, 1년 뒤 50 메가와트 이상을 발전시켜 마이크로소프트에 공급하는 것이다. 헬리온 에너지는 이 계약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에 위약금을 내게 된다.
핵융합 전력을 상업적으로 판매하는 계약이 체결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직까지 인류가 핵융합 기술을 통해 사용 가능한 수준의 전력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계약 내용은 상당히 과감하다”라고 의미를 짚었다.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브래드 스미스는 “앞으로 10여 년 간 가장 큰 혁신은 핵융합 전력과 인공지능, 양자컴퓨팅에서 일어날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은 서로 교차할 수 있다”며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핵융합 기술이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에 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전기를 만들어 내는 핵융합 연구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핵융합 발전 연구는 크게 공공 개발과 민간 개발 둘로 나뉜다. 작년 민간 개발의 목표 시기는 2030년경이었지만, 지난해 유럽 위원회가 이 시기를 시험 운영 목표로 하는 건 실패 위험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빠르면 2036년, 늦으면 2050년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22년 미국의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가 사상 처음으로 핵융합 과정에서 ‘순에너지 증가’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순에너지 증가란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산출됐다는 뜻이다. 이들은 2.05 MJ을 투입해 3.15 MJ의 핵융합 에너지를 산출하는 데 성공했다. 약 1.5 배 에너지양이 늘어난 것이다. 당시 만들어진 에너지는 주전자 15~20개를 끓일 수 있는 정도로 예측된다. 이처럼 꿈에 그리던 핵융합 에너지가 느리지만 조금씩 발전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등의 나라들 또한 국제핵융합 실험로 (ITER) 사업을 프랑스 남부 카다라쉬에서 진행하고 있다. 총 사업기간은 2007년부터 2042년이다. 건설에만 16조 원이 투입됐고, 자기장을 이용한 핵융합으로 연구장치 무게만 1000t에 이른다. 2021년 이곳에서는 1억 도를 30초 연속으로 유지하는데 세계 최초로 달성했고, ‘300초’ 도전 시점은 2026년이다. 그러나 어떤 핵융합 연구 방식도 실제 전력을 생산하는데 까지는 갈 길이 멀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 광과학과 방우석 교수는 “레이저로 핵융합을 일으켜 전력을 생산하는 단계까지 가려면 최소한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