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서명
韓, 자동차·차부품 등 품목 관세 즉시철폐
이스라엘과 무역협정 맺은 첫 아시아 국가
관세 12% 철폐 K뷰티도 기회
[ 위즈덤 아고라 / 손유진 객원기자 ]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 정식 체결되면서 이스라엘 시장 선점과 교역 확대가 눈앞에 다가왔다. 양국은 이번 체결로 각각 전체 품목 중 약 95%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고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이루게 되었다. 아시아 지역 국가 중 이스라엘과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첫 사례다.
12일, 유명희 산업통상지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아미르 페렛츠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과 한-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 서명식은 양국 대표단이 만나 대면으로 이루어졌지만, FTA 활용 유망 수출기업, 관계 부처·기관 등 50여 명이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또한 양국 국민이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도록 산업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서명식을 중계하기도 했다. 한-이스라엘 FTA는 2016년 5월 협상 개시 선언 이후 총 6차례의 공식 협상을 거쳐 2019년 8월에 최종 타결되었고, 양국은 2020년 10월에 법률 감독과 서명에 필요한 국내절차를 완료하고 이번에 서명식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이번 한-이스라엘 FTA 주요 내용은 상품, 서비스·투자, 기술협력, 적용 영토로 나눠진다.
상품 면에서 한국은 전체 품목 중 95.2%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고, 이스라엘은 95.1%의 관세를 철폐하는 등 높은 수준의 무역자유화를 달성했다. 한국은 이스라엘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섬유, 화장품 등 품목의 관세를 즉시 철폐 함으로써 이스라엘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했다. 이스라엘의 관심 품목이자 우리의 민감 품목인 자몽, 의료기기, 복합비료 등은 관세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대하여 우리 시장을 최대한 보호했다.
한국과 이스라엘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우리나라는 관세율 7%인 자동차와 최대 12%인 자동차부품의 허들을 없앤 게 가장 큰 성과다. 또 섬유(6%), 화장품(12%) 등 품목도 관세 즉시 철폐로 이스라엘 시장 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
자동차는 현재 이스라엘 수출액 중 46.9%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현지 시장 내 점유율은 한국이 17.6% 수준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2위 일본이 15.2%, 3위 터키가 13.1%로 뒤를 잇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이번 FTA로 관세가 즉시 철폐됨에 따라 추격을 따돌리고 1위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전자·통신 분야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이스라엘에 대해 수입 품목 1위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2위 품목인 전자응용기기 관세를 3년 이내에 철폐하기로 했다.
서비스·투자면에서 양국은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의 도입을 통해 WTO 서비스협정(GATS) 수준 이상의 개방을 약속했다. 또한, ‘설립 후 투자’ 만을 적용대상으로 인정했던 한-이스라엘 투자 보장협정과 달리 ‘설립 전 투자’에 대해서도 내국민 대우, 최혜국 대우 등의 적용을 인정하여 더 높은 수준의 투자자 보호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 나아가, 원래 최대 63개월로 제한되었던 우리나라 주재원의 이스라엘 체류기간이 이스라엘 경제 기여도 등을 감안해 연장이 가능함을 명시했다.
기술협력 면에서는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연구인력 교류, 법·제도·지재권 정보교류 등을 통해 항공, 보건·의약, 빅데이터, 재생에너지, 농식품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 협력을 도모할 것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스타트업·벤처 강국인 점을 이용하여 창업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별도의 부속서를 마련하여 정보교환, 신생 기업 간 합작 투자 창출 지원, 벤처기업 지원 시스템 구축 등 협력 활동도 활발히 하기로 했다.
이번 FTA의 적용 영토는 UN 안보리 결의안에 따라 이스라엘의 1967년 이후 점령 지역에 대해서는 적용을 배제한다.
이번 한-이스라엘 FTA의 기대효과로는 우리나라가 이스라엘과 FTA를 체결한 최초의 아시아 국가가 되어 일본과 중국 등의 경쟁국가들에 비하여 이스라엘 시장 선정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FTA는 기술협력 챕터를 도입한 한국 최초의 FTA로, 데이터·정보통신기술·생명공학기술 등 미래산업 분약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과의 기술협력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양국 국민과 기업들이 FTA 혜택을 조속히 누릴 수 있도록 연내 발효를 목표로 국회 비준 등 남은 국내 절차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