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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의 상황과 소비패턴이 ‘초파리’와 유사한 점은?

<Illustration by Hana Lee 2008 (이하나) >

[ 객원 에디터 6기 / 김정서 기자 ] 올해의 ‘Buzzword’, 일명 ‘신조어’의 순위를 매긴다면 단연 ‘MZ세대’가 들어갈 것이다. MZ세대는 때론 현 10~20대를 이르는 말로, 또는 어떤 사회 현상을 설명할 때 사용되기도 하며 여러 방송에서도 언급됐다. 단순히 세대를 이르는 용어일 수 있지만 성균관대 생물학과 이대한 교수는 MZ세대가 처한 현실과 특히 소비패턴을 분석하면 날파리에 빗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파리인 예쁜 꼬마선충은 태어나자마자 환경을 측정해 열악한 환경에 있다면 생식을 조절한다. 먹이의 냄새, 배가 부른 정도, 경쟁자를 통해 먹이의 유무를 파악한 후 생존율이 현저히 낮다면 ‘다우어’로 변한다. 

다우어는 굶주림과 같은 열악한 환경 변환에 의해 유도되는 특수한 유충 상태를 말한다. 선충이 다우어로 변하면 물리적으로 입과 목구멍이 막혀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하게 된다. 오래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다우어의 수명은 무려 일반 선충의 5~6배에 달한다. 이들은 움직임을 현저히 적게 하고 재생산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존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일반 선충들이 땅을 기어 다니는 2D의 형태를 띤다면 다우어로 변한 선충들은 정전기를 활용해 높이 있는 곳으로 뛰거나 고개를 들어 높은 상태를 유지하는 3D상태가 된다. 이렇게 변모한 형체는 숙주를 활용한 이용을 가능하게 만들어 움직일 때 활용하는 에너지를 감축한다.

선충이 다우어로 변하는 모습은 현 MZ세대와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생률이 낮아지는 것과 고급 패션브랜드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는 것이 이를 잘 보여주는 예다. 통계청이 지난달 22일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와 ‘2022년 12월 인구동향’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출생률은 2015년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YTN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41.4%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는 ‘경제적 문제’ 때문이다. 이렇게 낮은 혼인율은 낮은 출산율로 이어지고, 이는 다우어가 생존율이 떨어지는 환경에서 재생산을 하지 않는 것과 유사하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고급 패션브랜드 소비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으며, 2030년이면 MZ세대 이하가 소비자의 대다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그들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가리킨다. 다우어가 재생산과 음식 섭취를 포기하고 오직 생존에만 몰두하는 것은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대한 교수는 우리나라의 개인주의 현상이 개체군 생태학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개체군 생태학이란 어떤 환경이 감당할 수 있는 개체 수/인구 수다. 최대 인구수를 K라고 할 때, K에 도달하면 더 이상 인구수가 증가하지 않고 성장이 멈춘다. 이 현상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여러 선진국에서 볼 수 있다. 경제 성장은 계속되지만 인구수는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자원은 늘어나지만 실질적으로 필요한 자원보다 필요로 하는 자원의 양이 많아지면 자원 수용량이 적어지면서 발생한다. 온라인을 통한 간편한 소통으로 문화적인 열망이 늘어나며 더 많은 자원을 갈망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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