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 수소 장기저장을 위해 ‘제로보일오프’ 기술 개발
수소 기체를 극저온(-235도) 냉각 기술을 활용해 액체 수소로 전환
약 40리터 액체수소를 생산해 2개월 이상 손실 없이 보관
[위즈덤 아고라 / 김현동 기자] 2021년 10월 13일, KERI 전력기기연구본부 하동우·고락길 박사팀은 액체 수소 생산 및 저장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현재 우리나라 수소 충전소는 모두 기체 형태로 공급되는데 수소 기체는 부피가 커 초고압으로 압축해 고압탱크를 사용한다. 압축 기체 수소는 폭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대도시의 도로를 다닐 수 없어 수소 기체를 보급하는데 시간이 걸리며 안전을 위해서 튼튼한 수소 탱크를 사용해야 되지만, 그럴수록 탱크가 무거워져 연비가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기체 수소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나온 대안이 바로 액체 수소이다. 액체 수소의 부피는 수소 기체에 비해 무려 800배나 작으며 보관 안전성도 높고 운송 효율이 7배 이상 높은 장점들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액체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 기체 수소를 -253도로 냉각시키고, 수소의 기화를 막아 손실을 최소화하며 오랜 기간 저장 가능한 기술이 필요하다. 액체 수소의 온도를 -253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다시 기체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어렵게 생산해도 저장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극복했다. 한국전기연구원 전력기기연구본부 하동우·고락길 박사팀은 여러 연구를 통해 얻게 된 극저온 냉각 기술로 액체 수소를 생산하고, ‘제로보일오프’ 기술을 개발해 액체 수소를 장기간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액화수소 제로보일오프 (Zero Boil-off)’ 기술은 액화수소 보관용기에서 기화되는 수소를 자동으로 다시 액화시키는 기술이다. 온도 변화로 수소가 기체가 되더라도 다시 극저온 냉각으로 액화시킨다. 현재 연구팀은 약 40리터의 액화 수소를 2개월 이상 보관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로 통해 액화 수소의 상용화에 한 층 더 가까워졌다. 액체 수소는 부피가 작고 고압의 위험성이 없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수소의 보급을 확산시킬 수 있다. 한국전기연구원 고락길 박사는 “액체수소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저장하는 것을 넘어, 장거리 이송과 폭넓은 활용까지 가능하게 할 기술로,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