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 보안 시스템의 문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시험지 유출 사건과 판결문
[객원 에디터 8기 / 정서현 기자] 지난 24일, 법원은 업무방해죄의 혐의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게 각각 징역 1년과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였다. 쌍둥이의 아버지인 숙명여고 교무부장은 2020년에 징역 3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2017년에는 중위권 정도의 성적을 유지하던 쌍둥이가 1년이 지난 2018년 갑자기 문과와 이과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하여 미리 교무부장인 아버지에게 시험지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논란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논란이 제기된 이후 서울시 교육청은 경찰에게 특별 수사를 의뢰하였고, 결국 쌍둥이 자매의 아버지인 교무부장 현 씨가 미리 사전에 시험지를 안내받았다는 것이 확인되어 2020년 현 씨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평소 학원에서 진행한 레벨테스트나 학교에서 진행된 쪽지시험의 결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국어 수학 성적의 편차가 컸고, 시험지에 정답을 적어놓았던 것이 발각되어 이런 판결을 내렸다. 사건이 일어난 지 약 8년 만이다.
이 사건을 제외하고도 한국에서는 시험지 유출이 자주 일어난다. 2018년을 기준으로 교육부가 공개한 자료에서는 최근 4년간 고등학교에서만 일어난 시험지 유출 횟수는 13건이나 된다고 밝혀졌다. 이렇게 시험지 유출이 많이 일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사건처럼 학부모가 학교의 관계자여서 그곳에 재학하고 있는 자녀들의 성적이나 학생부 기록 등을 조작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2018년 기준 4년간 학교생활기록부를 지나치게 조작했다가 발각된 건수만 합쳐서 30건이 된다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이 교사인 부모가 자신의 자녀들의 수월한 대학 진학을 위해 조작을 한 것으로 나왔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서울에 위치한 삼육고에서는 교사가 자신의 자녀를 위해 그 학생의 생기부를 독서와 창의활동 등에 관한 정보를 허위로 기재하였다가 파면을 당하였다. 이를 막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상피제’를 도입하였는데, 상피제의 직접적인 뜻은 조선 시대에서 지방관을 파견할 때 자신이 자란 곳에는 보내지 않는 것으로, 우리 시대에 적용하면 앞으로 학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부모가 자녀의 시험지를 미리 공개하거나 조작할 가능성이 훨씬 낮아진다.
이러한 문제의 기반이 되는 것은 한국의 과도한 내신 만능주의가 거론되고 있다. 학부모가 시험지를 미리 건네주는 것 외에도 학생이 몰래 교무실에 잠입해 사진을 찍어오거나, 몇몇 학원에서 특정 학교의 시험지를 입수하여 학생들에게 몰래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모두 대학을 가기 위한 내신의 중요성이 과도하게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2023년에 게시된 대입에서의 수시와 정시 비율은 각각 78%와 22%로, 수시가 차지하는 비율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과도한 경쟁적 입시 시스템이 학생들과 학부모 모두 부담을 줄 수 있기에, 이러한 교육 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