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은 왜 전염될까?
하품의 생리적 메커니즘과 그로 인한 신체 및 정신적 변화
하품이 형성하는 사회적 유대와 타인과의 공감 능력의 중요성
하품의 빈도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주의해야 할 신호들
[객원 에디터 8기 / 임지나 기자]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수업이 진행 중인 교실이나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카페, 혹은 넓은 탁자가 놓인 도서관 같은 공간을 떠올릴 수 있다. 그곳에서 간혹 누군가 갑자기 입을 가리고 크게 하품을 하면, 그 하품은 마치 전염되듯이 옆 사람에게로 퍼져나가고, 곧이어 다른 사람들도 하품을 하는 걸 목격할 때가 있다. 이유가 뭘까?
하품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도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하품을 할 때 몸속으로 외부의 공기가 많이 들어오고, 내부의 공기가 배출된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는 외부에서 산소를 받아들이고, 대사로 인해 생긴 이산화탄소를 밖으로 내보낸다.
하품은 피곤할 때 나타나는 신체 반응으로, 이는 몸이 더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할 때 발생한다. 특히, 뇌는 산소를 많이 소비하는 기관으로, 잠을 잘 때조차 계속해서 산소를 공급받아야 한다. 오랜 시간 집중해서 공부하거나 머리를 많이 쓰면 뇌가 소모하는 산소량이 증가해 하품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것이다. 또한,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끼리 하품이 전염되는 이유는 그들이 비슷한 환경에서 뇌가 산소를 더 필요로 하는 상태에 있기 때문일 수 있다.
하품의 전염성은 심리적인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하품은 심리적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다른 사람과의 공감과 유대감을 형성하여 사회적 기능을 강화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그래서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 혹은 감정적으로 유대감을 느끼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하품이 쉽게 전염되는 것이다. 또한, 환기가 부족한 환경에서 장시간 머무를 경우 뇌의 산소 요구량이 증가해 하품이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 하품은 일반적인 호흡보다 많은 공기를 교환하며, 이 과정에서 폐포에서 산소가 흡수되고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한, 하품은 뇌의 온도를 낮추고 활성화시켜 집중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을 준다. 얼굴과 상체의 근육을 움직여 긴장을 풀고 몸을 이완시키는 역할도 한다.
하품을 억지로 참으면 건강에 이상이 생길까 걱정한다면 하품을 억누른다고 해서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지만, 억지로 참는 과정에서 얼굴이나 목의 근육에 긴장이 쌓일 수 있다. 이로 인해 뇌를 활성화하고 온도를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되어 멍한 느낌이 지속될 수 있다. 그러므로 하품이 자연스럽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별한 이유 없이 과도하게 하품을 한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15분 이내에 3회 이상 하품을 하면 과도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이런 경우 수면 무호흡증이나 편두통, 뇌혈관 질환 등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하품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피곤함을 느낀다면 수면의 질을 점검하고, 다른 피로 원인을 찾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비정상적인 하품이 계속된다면 뇌질환의 징후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하품은 타인의 감정과 행동에 공감하는 사회적 신호이기도 하며, 뇌의 온도를 조절하고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따라서 이러한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