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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10시간은 자리에 앉아있었던 조선시대 왕

편안하지만은 않았던 조선 왕의 하루 일과

< 조선태조왕이성계상 – 문화재청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 / 유수임 기자] 4월부터 경복궁이 야간개장을 시작한다.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정궁으로 사용되었으며 태조 4년(1395년)에 축조됐다. 조선시대 왕들의 하루는 경복궁에서 시작됐고 야간개장처럼 밤이 되어도 왕들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왕의 삶을 생각하면 편안하고 느긋한 삶을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침 5시부터 저녁 11시까지 하루에 세 번, 아침, 점심, 저녁으로 하는 공부, 아침저녁으로 드리는 왕실 문안, 그리고 많은 업무로 가득 찬 조선 시대 왕의 하루는 그렇게 느긋하고 편안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조선의 왕은 아침 5시에 기상하였고, 효를 중요하게 여기는 엄격한 유교 국가 조선이었던 만큼 왕실의 어른들께 아침 문안을 드렸다. 그 후 6시에 죽 등으로 간단한 간식을 먹었는데, 이를 ‘초조반’이라고 한다. 조선 시대 왕은 공부도 아주 많이 해야 했는데, 초조반을 먹은 후에는 아침 공부를 했다. 그 이후 9시쯤 정식 아침 식사를 했고, 이를 ‘조수라’라고 불렀다.

<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아침 식사 후 왕은 1시간 동안 오전 업무를 보았는데, 보고 받기, 신료 접견 등의 업무가 있었다. 오전 업무 후 점심 간식을 먹었는데, 조선 시대에는 보통 하루에 2끼만 먹었기 때문에 왕도 점심에 수라상이 아니라 면 요리나 만두 등 간단한 음식을 먹었다. 이것을 낮것상이라고 불렀다. 낮것상을 먹은 뒤 왕은 또 공부를 해야 했다. 주로 신하들과 학문에 관한 토론을 하거나 조선에서 일어나는 문제의 해결책을 내는 등의 공부를 하다가 왕은 참이라고 불리는 간식을 먹었는데, 참은 주로 면 요리나 다과상이었다. 그 후 왕은 오후 업무를 보다가 5시쯤 궁궐의 야간 숙직자를 확인하고 저녁 식사인 석수라를 먹었다. 석수라를 먹고 저녁 공부를 한 후 왕은 8시쯤 왕실 어른들께 저녁 문안을 드렸다. 9시에 또 야참이라는 간식을 들었다. 조선 후기의 왕이었던 고종은 매운 음식을 싫어해서 야참으로 냉면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야참을 먹은 후에는 백성들의 상소문이나 책을 읽다가 1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 출처: 조선닷컴, 한국역사해설진흥원>

왕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았을 때 조선 시대 왕의 하루는 절반이 공부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왕이 이렇게 공부를 많이 해야 했던 이유는 유교의 이상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었다. 유교의 이상 정치란 권력과 돈보다는 백성들을 위한 정치, 사람을 가장 귀하게 생각하는 정치, 덕으로 하는 정치를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왕이 밥과 간식을 정말 많이 먹었다는 것도 알 수 있는데, 밥과 간식을 먹는 횟수는 왕에 따라 달라서 정말 많이 먹었던 왕은 초조반, 조수라, 낮것상, 참, 석수라, 야참을 모두 먹기도 했고, 조금 덜 먹었던 왕은 전부 다 먹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처럼 우리는 공부와 업무로 가득 찬 조선 왕의 하루가 전혀 느긋하거나 편안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런 환경 속에서도 나라를 다스리려 한 조선 시대 왕들의 노력 덕분에 우리나라가 지금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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