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장지 대체 가능한 바다에서 녹아내리는 종이 코팅제
국내에서 최대 82%까지 생분해되는 종이 포장재 기술 개발
[객원 에디터 7기/ 이승원 기자] 국내 연구진이 바다에서 최대 82%까지 생분해되는 종이 코팅제를 개발했다. 상용화되면 플라스틱 포장재를 대체하여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크게 줄일 것으로 보인다.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오염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플라스틱의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어 해수면을 수십 년 이상 녹지 않고 떠다니기 때문이다. 그중 전체 플라스틱 소비의 30~50%를 차지하는 포장재는 대체재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은 건설 및 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와 생명과학과 양한슬 교수, 연세대 패키징물류학과 서종철 교수 공동 연구팀이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 코팅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종이 포장은 친환경 포장재로 인정받지만 수분 저항성, 산소 차단성, 강도 등에서 매우 제한적인 면이 있다. 종이 포장재의 낮은 차단성을 해결하기 위해 폴리에틸렌(PE), 에틸렌 비닐알코올(EVOH) 등이 코팅제로 활용되지만, 이런 물질들은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 오염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바이오 기반 물질, 생분해성 플라스틱과 같은 포장재들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패키징 성능이 향상될수록 생분해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연세대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에 붕산을 이용해 고물성 필름을 만들었고 이를 종이에 코팅해 생분해성, 생체 적합성, 고차단성, 고강도를 갖는 포장재를 구현하는 데에 성공했다. 개발된 코팅 종이는 산소나 수증기에 엄청난 차단성을 보이며 물리적으로 일반적인 종이 포장재보다 강한 것을 보였다.
또한 KAIST 연구진은 개발한 코팅 종이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생분해도와 생체적합성을 심층 검증했다. 실험실에서 생분해가 일어나기 가장 어려운 환경이 해양환경을 모방하여 코팅지의 생분해성을 측정했다. 111일 정도 측정한 결과 코팅 성분에 따라 52%~82%가 생분해됨을 알아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해양 미생물이 코팅 소재를 분해하고 있는 것을 포착했고, 코팅 소재의 낮은 신경독성을 발견했다. 쥐 생체 반응 실험을 통해 코팅 종이의 높은 생체적합성을 검증했다.
명재욱 교수는 “기존 종이 포장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패키징 성능을 향상할 수 있는 코팅 전략을 제시했다”며 “붕산 가교 폴리비닐알코올 코팅지는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며 저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버려지더라도 환경오염을 높은 정도로 심화시키지 않아 잠재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지속가능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라고 확신했다.
또한 “해양 샘분해성 고성능 종이 코팅제의 개발은 각 분야에서 선도적인 세 연구팀의 혁신적인 기술이 혼합된 결과물이다. 앞으로도 환경친화적이고 성능이 뛰어난 소재 개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종철 교수는 “소재 디자인, 응용, 폐기 등 기초부터 응용 전 과정의 체계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산업적인 응용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